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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으로 6명에게 새 삶 선물한 고 김동진씨

고 김동진씨/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며 수도자 꿈꿨던 21살 청년/ 베풀며 살았던 아들 뜻 따른 부모 동의로 장기기증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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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청년이 생명 나눔 장기기증을 통해 6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 인체조직 기증까지 자신의 몸을 온전히 내어놓는 기증이었다.

사연의 주인공은 고(故) 김동진(프란치스코·21)씨. 김씨는 서울 한강본당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며 6일 복사단 겨울 스키캠프를 따라 나섰다가 사고를 당했다. 스키장에서 스노보드를 타던 중 가볍게 쓰러졌다고 생각했지만 두통이 계속돼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지주막하출혈의 진단을 받은 김씨는 결국 뇌출혈이 진행돼 혼수상태까지 이르게 됐다. 7일 급히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은 돌아올 줄 몰랐다. 뇌사 소견을 보인 것.

김씨의 부모는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평소 아들의 모습을 기억하는 부모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아버지 김명수(레오·55)씨는 “사랑스런 막내아들을 잃게 돼 가슴이 아프지만, 평소 동진이가 가톨릭 수도자가 되고 싶다고 밝혀 왔으며,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는 베풀 줄 아는 아이였기 때문에 장기기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두 형제 중 귀여운 막내였던 김씨는 어린 시절부터 복사로 활동하며 신앙생활을 다져갔고, 청소년 시절에는 사제의 길을 꿈꾸며 긴 통학시간을 마다하지 않고 예비신학생을 기르는 동성고등학교에 스스로 지원하기도 했다.

이후 진로를 고민하던 중 서울예술대학교에 입학해 음악을 전공했지만 수도자의 꿈은 여전히 남아 다시금 교회 안에서 봉사의 길을 찾아 본당 교리교사로 활동해왔다.

김씨의 장기는 9일 서울성모병원 이식외과 및 장기 수혜 병원 의사들의 집도로 적출됐으며, 심장, 간장, 췌장, 신장 2개, 각막 2개 등이 6명의 환자들에게 전달됐다. 췌장과 신장 1개는 한명의 환자에게 동시에 기증되기도 했다.

또한 뼈, 피부 등 인체조직 기증도 이뤄졌다. 현재 우리나라 인체조직 기증은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김씨의 기증이 아름다운 생명 나눔 정신을 돌아보는 선례가 됐다.

어머니 김혜란(막달레나·59)씨는 “동진이의 장기기증이 성공하면, 우리 아들이 또 다른 모습으로 세상 속에 살아있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 한다”고 말하며 아들을 잃은 슬픔을 달랬다.

이에 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양철우 교수는 “미국의 경우 100만 명당 35명의 장기기증이 이뤄지는 반면, 우리나라는 5명에 불과해 장기 기증자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고인과 가족의 값진 결정이 우리 이웃들에게까지 생명 나눔의 숭고한 정신을 알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김씨와 그의 부모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유가족의 뜻에 따라 김씨의 빈소는 따로 마련되지 않았으며, 입관식은 10일, 발인은 11일로, 한강성당에서 장례미사가 봉헌됐다. 시신은 서울 양재동 원지 화장장으로 이동, 화장됐다.


이우현 기자 (helen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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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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