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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월급 30% 떼어 나눔 실천

[자선주일에 만난 사람] ''기부왕'' 창원시 공무원 윤영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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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동안 월급의 30 이상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온 공무원이 있다.

 창원시 의창구 명곡동 명서제1민원센터장 윤영근(로베르토, 56, 마산교구 대방동본당, 사진)씨다. 윤씨는 해마다 월급의 30인 1500여만 원을 중증장애인 생활비, 대학생 장학금, 성폭력 피해여성들 자립기금으로 쓰고 있다.

 "뭐든 있다가 없으면 불편하지만 처음부터 없으면 불편한 줄 몰라요. 제가 나눔을 실천하는 건 돈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검소한 생활을 지켜나가고 있기에 가능한 것일 뿐입니다."

 윤씨는 운전면허 자격증이 없다. 운전면허를 따면 승용차를 갖고 싶고, 승용차를 굴리면 보험료까지 적어도 1년에 100만 원의 유지비가 든다. 반대로 운전을 하지 않으면 1년에 100만 원을 불우이웃을 위해 쓸 수 있다는 게 그의 계산법이다. 윤씨는 출퇴근은 물론 1시간 이내 거리는 대중교통도 이용하지 않고 걸어 다닌다.

 그는 "백화점에서 10~20만 원짜리 구두를 사 신는 대신 3만 5000원짜리 구두를 신고 다니지만 생활에 큰 불편함을 못 느낀다"고 말한다. 물론 술과 담배도 손에 쥐어본 적이 없다.

 윤씨는 20대 초반 공직을 시작하면서부터 성폭력 피해여성들 일시보호소인 창원 여성의 집을 후원해 왔다. 매달 자동이체로 후원금을 내오다가, 개별적으로 자립하기 위해 퇴소하는 성폭력 피해여성들에게 10만 원씩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다. 또 생활이 어려운 중증장애인 10명의 생활비와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부산디지털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에게도 장학금을 주고 있다. 34년 전 어려운 이웃을 돕기 시작한 이래 후원금을 차츰 늘려갔고, 20년 전부터는 월급의 30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놓고 있다.

 아내와 함께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윤씨가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도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6살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그는 신문과 우유를 배달하며 생계를 잇고 중국집 배달원으로 힘들게 살았다.

 윤씨는 "어렵게 생활하면서 배고픔을 겪었기에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며 "신앙생활을 통해 하느님께서 주신 행복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월급의 10는 교무금으로 내고, 30는 어려운 이웃과 나눠온 윤씨는 "내 것을 나눈다고 해서 내 것이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면서 "포만감을 갖고 살면 나태해지기 쉽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녀들을 키우는 동안 사교육 한 번 시키지 않았다.

 윤씨는 주변 동료들에게 "월급 받아 남 다 주고 나면 뭐로 먹고 사느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하면서도 2000년에는 재정경제부 장관이 수여하는 저축대상까지 받았다. 지난 10월에는 경남도지사에게 `2013년 선행실천 공무원상`을 받았고, 포상으로 받은 50만 원을 의창구청 사회복지과에 다시 기부했다.

 본당에서는 레지오 마리애와 성가대 활동 등으로 바쁜 그는 "엉뚱한 일을 할 틈이 없다"며 "퇴직하면 빈첸시오회에 들어가 봉사활동에 전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내게 신앙은 절제하는 삶을 사는 데 큰 힘이 된다"면서 "더 낮은 자세로 이웃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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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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