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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약속 - 어느 사형수의 창업이야기

“주님을 만나 새 희망 찾았습니다”, “그분을 증거하고 영광과 찬미 드리는 삶을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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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개 출장광택’을 차린 이석수(요아킴)씨.
그는 한태 사형수였으나 지금은 1인 기업 CEO로, 또 신앙체험수기를 전하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다시는 너를 벌하지 않으리라.’

1991년 사형을 선고받고 20년간 담장 안에 살다 2010년 봄 출소한 이석수(요아킴)씨가 ‘사장님’이 됐다. 지난 3월 본지(3월 28일자 1면)에 사형수 시절 신앙체험 수기를 보내왔던 이석수씨가 기쁨과희망은행(서울대교구 노동사목부 소속 출소자·살해피해자가족을 위한 무담보 대출은행) 2010년 상반기 대출을 받아 최근 ‘무지개 출장광택’으로 창업의 꿈을 이뤘다.

철저히 프로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 창업 후 두 달 간은 무료로 일하며 고객들의 요구를 파악했고, 사업 노하우를 익히기도 했다. 사형수 시절 딴 자동차 정비 산업기사 자격증 1급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무엇보다 이씨에겐 감사와 봉사의 그리스도 향기가 진하게 풍겨 ‘무지개 출장 광택’은 서울 및 수도권 일대에 입소문이 났다. 이때문에 이씨에게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손님이 몰려들고 있다. 이씨는 이 모든 영광을 하느님께 돌렸다.

“남들은 제가 20년 간 교도소 안에서 죽음의 삶을 살았다 여기지만, 저는 그 곳에서 생명을 얻었습니다.”

재소시설 성경에서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접한 이씨는 ‘다시는 너를 벌하지 않겠다’는 대목에서 하느님을 만났고 밥을 못 먹을 정도로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밤낮으로 기도하며 회개한 이씨는 건축도장, 조적 기능사, 이용(이발) 기능사 등 교도소 안에서 딸 수 있는 모든 자격증을 땄고, 천주교 회장을 3번이나 맡는 등 신앙생활에 성심을 다했다. 이씨에게 무지개가 특별한 이유는 또 하나 있었다.

“무기수로 감형되기 전날 밤 무지개 꿈을 꿨습니다. ‘하느님께서 이제 나를 용서해주시는구나’ 싶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말할 수 없는 행복이 밀려왔지요. 그리고 몇 시간 후 ‘무기수로 감형됐다’는 기적같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무지개’를 통해 회개했고 ‘무지개’를 통해 생명의 소식을 들었기에, 이씨는 출장광택 회사의 이름을 ‘무지개’로 지었다. 달린 직원 하나 없는 1인 기업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이씨. 교도소 내 ‘수사’로 통했다던 이 씨는 출장광택 일 외에도 틈틈이 신앙체험수기를 전하는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형수 시절 입술이 부르트도록 배웠던 하모니카를 불며 하느님 사랑을 전하는 이씨의 이야기가 곳곳에 잔잔히 퍼지고 있다.

이씨 외에도 2010년 기쁨과희망은행 상반기 대출을 통해 17명의 출소자가 창업했고, 3명은 창업 마지막 준비에 한창이다. 공부방, 이발소, 옷 수선집, 가구 제작 판매점, 커피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업한 출소자들이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이씨는 “창업이 곧 성공이라 말할 수 없고 앞으로 넘어가야 할 산들이 또 많겠지만, 중요한 것은 하느님을 얼마나 사랑하며 살아가느냐 인 것 같다”며 “하느님께서 제게 해주신 ‘무지개 약속’을 지키셨듯 저도 그분을 증거하고 그분께 영광을 드리는 삶을 살아가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겠다”며 밝게 웃었다. 인터뷰 후 다음 손님을 향해 떠나는 이씨의 머리위로 ‘무지개’가 보이는 듯 했다.


임양미 기자 (sophi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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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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