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교구/주교회의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언제 어디서나 선교하는 심삼례 할머니

건강 나빠지자 병원 선교사로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의사 선생님, 다음 주부터 성당에 꼭 나와! 내가 죽기 전에 소원이니까 꼭 좀 들어줘!"

 한의사 이용주(예비신자, 35)씨는 지난 4월 진료를 하던 환자 심삼례(루치아, 79, 수원 인계동본당) 할머니로부터 간절한 입교 권유를 받았다. 7년 전 천주교 신자인 아내와 결혼 후 바쁘다는 이유로 입교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이씨였지만 심 할머니의 부탁은 차마 뿌리칠 수 없었다. 이씨는 곧 인계동본당 예비신자 교리반에 등록해 지금까지 결석 한 번 하지 않고 교리교육을 받고 있다.

 심 할머니 선교 방식은 `직접적`이다. 이리 저리 돌려 말하지 않고 천주교를 믿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성당에 나오라"고 청한다. 상대방이 거부해도 포기하지 않고 그 사람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며 몇 번이고 입교를 권한다.

 계속해서 입교 권유를 받은 사람 중 대부분은 결국 세례를 받았다. 지금까지 심 할머니가 입교시킨 신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올해만 벌써 5명을 예비신자 교리반으로 이끌었다.

 "내 나이 마흔 여덟에 남편이 세상을 떠났어. 보험설계사로 일하면서 5남매를 억척스럽게 키웠지. 한참 일할 때는 보험 실적이 전국에서 3등을 할 정도로 좋았어. 내가 사람 상대하고 설득하는 능력은 타고났지. 하느님이 내게 주신 이 능력을 은퇴 후에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데 쏟겠다고 다짐을 했지."

 은퇴 후 심 할머니는 보험 가입을 권유하던 말솜씨로 이곳저곳 다니면서 수많은 사람에게 입교를 권유했다. 사람만 만나면 선교를 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몸은 여기저기 아파왔고 몇 개월 전부터는 보행기가 없으면 걷기 힘들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지난 봄 어느 날 심 할머니는 성당에 앉아 기도를 하며 몇 시간을 목 놓아 울었다. 선교를 더 하고 싶은데 왜 건강을 허락해주지 않으시냐며 하느님께 울며 하소연했다.

 그러나 육신의 고통도 심 할머니 선교 열정을 식히진 못했다. 안과와 치과, 정형외과, 한의원 등 숱한 병원을 다니며 의사와 간호사들을 상대로 선교를 시작한 것이다. 예비신자 교리를 받고 있는 한의사 이용주씨를 비롯해 몇 년을 냉담하던 정형외과 의사를 다시 성당으로 이끌기도 했다.

 심 할머니는 현재 용인의 한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휠체어를 타고 돌아다니며 다른 어르신들에게 십자성호를 긋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쉼 없이 하느님 말씀을 전하며 요양원에서 제일 바쁜 사람이 된 심 할머니는 다시 행복을 찾았다.

 "하느님께서 병원에서 선교하라고 몸을 아프게 해 주신 것 같아. 요즘은 건강이 안 좋은 할머니들한테 하느님이 얼마나 좋은 분인지 얘기해 주면서 병자성사나 대세를 받으라고 권하고 있어."

 `병원 선교사`로 새 삶을 사는 심 할머니는 "하느님을 믿고 열심히 기도하다보면 저절로 선교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며 다른 사람에게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것을 절대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0-10-31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9

1티모 1장 19절
믿음과 바른 양심을 가지고 그렇게 하십시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