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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바오로의 집 20년… 올해 1624시간 봉사

2010년 ''장시간활동자원봉사자상'' 받은 서정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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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장시간활동자원봉사자상을 받은 서정철씨가 무료급식소 하상바오로의 집에서 식판을 나르고 있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여기 대짜 둘, 소짜 하나요!"

 3일 서울 가락시장 내 무료급식소 하상바오로의 집. 허름한 옷차림의 노숙인들을 차례차례 들여보내며 서정철(바오로, 58, 가락시장본당)씨가 외친다. 대짜와 소짜의 차이는 밥의 양이다.

 그는 올 한해 무려 1624시간 자원봉사로 4일 제4회 카리타스 자원봉사 나눔잔치에서 `장시간활동자원봉사자상`을 받았다.

 그는 매일 아침 7시 하상바오로의 집에 출근해 문을 연다. 식당을 정리하고 쌀과 식재료를 준비해 놓은 후 송파동성당에 가서 담당 수녀들을 모셔오면 오전 9시. 시장 교우들이 팔다 남은 음식재료를 가지고 가라고 전화가 오면 쏜살같이 달려가 물건을 갖고 온다. 기증받은 식료품으로만 요리하기 부족할 때에는 직접 가서 장을 보기도 한다.

 급식이 시작되는 11시 40~50분에는 현관에서 급식소를 찾은 노숙인들이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차례차례 들여보내는 일이 그의 몫이다. 처음에는 새치기하는 사람들이 있어 툭하면 싸움이 났지만 요즘은 번호표를 나눠주는 덕에 질서정연해졌다.

 "맛있게 먹고 `잘 먹었다`고 인사를 할 때, 신발이나 옷을 선물로 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 저는 몇 배로 더 기뻐요."

 그가 봉사를 시작한 건 1990년이다. 영세 후 레지오 마리애에 입단한 그는 1주일에 딱 2시간만 봉사하자는 생각으로 급식소를 찾았다. 하지만 술취한 노숙인들이 주방까지 드나들며 행패를 부리는 것을 보고 남자 봉사자가 꼭 있어야 겠다 싶어 아예 군기반장(?)으로 눌러앉았다.

 건어물 장사를 하던 그는 급식소 점심시간이 마침 가게가 여유 있는 시간대라 꾸준히 봉사할 수 있었다. 2003년 간암 판정을 받았을 때에도 가게 문은 닫았지만 봉사활동만은 멈추지 않았다.

 "5년의 투병기간에 무려 스무 번의 색전술을 받았어요. 효자 아들과 수녀님, 교우들 기도 덕분에 나은 것 같아요."

 2008년 아들의 간을 이식받은 그는 건강을 회복했다.

 "하느님 일은 실패가 없다"는 그는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일을 할 뿐이라며 "이렇게 즐거운 일이 또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새해에는 노숙인들에게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분들이 살 수 있는 집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고요."

 가락시장과 함께 청춘을 보낸 그는 "가락시장 재건축 때문에 무허가 건물인 하상바오로의 집이 없어질 것 같다"면서 "교구가 시와 잘 협의해 급식소를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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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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