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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특별한 도시락이 왔습니다

서울 중계본동본당 신자들이 집에서 준비해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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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회 회원들이 사랑의 도시락을 들고 산동네 비탈길을 오른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매주 월요일 성당을 나갔다가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특별한 가방`이 있다.

 목요일 오전 서울 중계본동성당. 여성 신자 대여섯 명이 복도에 서서 평일미사 참례를 위해 들어서는 신자들 손을 뚫어지라 쳐다보고 있다.

 "어머, 저기 가방이 돌아왔네!"

 한 여성이 반가운 손님을 버선발로 뛰어나가 반기듯 신자들 손에 들린 갈색 가방을 받아든다. 이렇게 복도 한쪽에 수북이 받아놓은 갈색 가방의 정체는 바로 `사랑의 도시락`.

 중계본동본당(주임 오인섭 신부)의 사랑의 도시락 봉사는 좀 특이하다. 월요일에 빈 도시락 가방을 성당 입구에 쌓아 놓으면 신자들이 각자 들고 가서 목요일에 따뜻한 밥과 반찬을 담아 갖고 온다. 봉사자 몇 명이 만드는 여느 도시락과 달리 원하는 신자들이 집에 갖고가서 정성스럽게 준비하기에 반찬도 각양각색이다.

 이렇게 40여 개 도시락이 모이면, 배달봉사단 프란치스코회 회원들이 주위에 사는 홀몸 어르신과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배달한다.

 잠시 후, 도시락과 빵, 음료 등을 실은 봉사차량이 산동네로 출발한다. 프란치스코회 강진선(마리아, 51) 회장은 "산동네라 눈이 오면 차가 올라가지 못해 목요일에는 눈 오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한다"며 "사랑의 도시락에는 본당 신자뿐 아니라 국거리와 빵 등을 후원하는 지역주민들의 정성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가파른 길을 따라 산동네 중턱에 도착한 봉사자들이 차에서 도시락을 내린다. `냉장고 할머니`, `매실 할머니`, `기자 할아버지` 손에 따뜻한 정성이 전해진다. 봉사자들은 애칭을 부를 만큼 도시락을 받는 어르신들과 거리감이 없다.
 추위 속에서 도시락을 돌리기 1시 간째. 코끝이 얼고 다리에 감각이 없지만 한 어르신이 "정성이니 꼭 마셔야 한다"며 건네는 뜨거운 커피 한 잔에 마음만은 훈훈하다.

 봉사자 심경옥(율리아, 60)씨는 "가난하지만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서로 돕는 어르신들을 뵙고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운다"며 "여러 사람 사랑이 담긴 도시락을 힘 닿을 때까지 배달하겠다"고 말한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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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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