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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베들레헴 어린이집에서 봉사하는 김세희군

또래 눈높이로 다문화가정 또래 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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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봉사자 김세희(오른쪽에서 두 번째) 군이 서울 성북동 베들레헴 어린이집에서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다.
 

   "형, 이거 다시 끼워줘."

 3월 20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베들레헴 어린이집. 10살된 한 다문화 가정 어린이가 김세희(프란치스코, 초6, 대치동본당)군에게 다가가 팽이에 줄을 감아달라며 팽이를 내민다.

 "응, 이거? 알겠어~ 자 됐지?"

 형의 손놀림을 진지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어린이는 세희군이 감아준 팽이를 돌려받고 신나게 논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해주고 함께 놀아주니까 아이들이 즐거워해요. 더 해달라고 할 때는 제가 잘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그런데 아이들이 자기 나라로 돌아갈 때는 섭섭해요."

 일 나가는 이주여성들이 아이들을 맡기기 위해 어린이집에 하나둘씩 찾아오자, 우영숙(마르타, 살레시오수녀회) 원장 수녀가 환한 미소로 문을 연다. 세희군도 반갑게 아이들을 맞는다. 세희군은 아이들과 놀아주고 함께 간식을 먹다가 밖이 어둑어둑해지면 집으로 돌아간다.

 세희군은 어린이를 돌보는 `어린이 봉사자`다. 1년 넘게 베들레헴 어린이집에서 일주일에 1시간씩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를 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3년째 봉사부장으로 학급미화에 힘쓰고, 집에서는 부모님 이부자리를 깔고, 안마도 해드리는 세희군이 이 곳을 찾은 건 지난해 겨울이다. 당시 성북동에 살고 있던 세희군은 어머니(석영중, 엘리사벳)와 함께 봉사할 곳을 찾다가 베들레헴 어린이집을 알게 됐다. 어머니가 어린이집에 전화를 걸었다.

 "꼬맹이는 봉사자로 안 받아주는데 한 번 와보세요."(수녀)

 세희군은 의젓했다. 소리없이 즐겁게 잘 놀아주고, 싸우는 아이들 사이에선 중재도 도맡았다.

 "보통 어린이들을 봉사자로 받으면 그 아이들한테 손이 더 가서 대학생 이상만 봉사자로 받거든요. 근데 세희는 정말 편안하게 아이들을 잘 데리고 놀아요. 아이들 수준에 맞게 놀아줄 줄 알아요." (우영숙 원장 수녀)

 세희군은 지난 성탄절에 아이들 이름을 일일이 적은 크리스마스 카드와 선물을 준비해 아이들에게 나눠줬다.

 우 수녀는 "물론 용돈을 받아 산 선물이었겠지만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며 세희가 더 기뻐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봉사란 내 안의 것을 꺼내주는 것인데 세희군은 남을 사랑하는데 준비가 참 잘된 아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단군신화 만화책에서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는 말을 보고 "나도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세희군은 발명가가 되는 게 꿈이다.

 "좋은 기계를 발명하면 인간을 이롭게 할 수 있잖아요. 빌 게이츠처럼 돈 많이 벌어서 기부도 하고 싶어요. 얼마 전에 영화 `울지마 톤즈`를 봤는데, 다들 무서워하는 한센인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가 돌본 이태석 신부님처럼 살고 싶어요."

이지혜 기자bonais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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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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