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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동안 성모상 닦아온 최춘식·장무희 부부

“부모님 모시는 마음으로 정성껏 성모님 닦아요”/ 아흔 살 바라보는 노부부/ 사계절 내내 성모상 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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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여 년째 수원교구 시화바오로성당 성모상을 돌보고 있는 최춘식·장무희씨 부부는 “성모상을 닦을 때면 마음이 편하고 기뻐요. 한 가지 걱정은 저희 본당 성모님은 저희가 닦고 있는데 다른 본당은 누가 닦아드릴 지 걱정”이라고 말하며 성모님을 향한 특별한 애정을 보였다.
 

성당에 가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성모상이다. 성모상 앞을 지나는 신자들은 성모님에 대한 존경의 표현으로 고개를 숙이고 때론 간절히 기도하기도 한다. 이렇게 많은 신자들이 성모상을 찾지만 의외로 성모상을 돌보는 이는 드물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맞아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성모상을 닦아온 노부부를 만나봤다.

수원교구 시화바오로성당의 성모상은 항상 새하얗게 빛난다. 바로 최춘식(바시돌·89·시화바오로본당)·장무희(안나·85)씨 부부가 하루가 멀다 하고 성모상을 닦고 있기 때문이다.

“성모상이 지저분하면 마음이 너무 안타까워요. 하느님, 성모님은 우리 부모님이나 마찬가지잖아요. 부모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닦지요.”

누가 시켜서가 아니었다. 매일 미사에 참례하고 성모상 앞에서 기도를 바치는 이들 부부는 비와 눈, 흙먼지로 더럽혀진 성모상을 보고 가슴이 메었다. 이들 부부는 성모상을 닦는 일에 봉사나 기도 등의 말 붙이기를 부담스러워했다. 성모상을 닦는 일은 성모님을 어머니로 모시는 이들 부부에게 지극히 당연한 일에 불과했다. 그래서 매일 미사 때마다 깨끗하게 빤 수건을 챙겨들고 성모상을 정성껏 닦았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버스를 타고도 40분이나 걸리는 먼 거리였지만 90세를 바라보는 몸임에도 성당에 와 성모상 닦기를 거른 적이 없다.

“이렇게 성모상을 닦을 수 있는 건강이 있는 것도 다 성모님 덕분이죠. 성모상을 닦을 때 힘들다고 느껴본 적도 없고 손이 시리지도 않아요. 성모님이 함께 계신데 손이 시릴 리 없죠.”

20여 년 전 도일본당(현 군자본당)에서부터 시화바오로본당으로 분당돼 지금에 이르기까지 뙤약볕이 내리는 한여름에도 손끝이 끊어질 듯한 한겨울에도 이들 부부의 성모상 닦기는 그치지 않았다. 깨끗할 때는 마른 수건으로 닦고, 비나 눈으로 더러워지면 물에 적셔 닦았다. 세제가 있다면 부지런함과 정성이었다. 20년을 넘게 성모상을 닦다보니 노하우도 생겼다. 주름도 많고 섬세하게 조각된 성모상을 깨끗이 닦기 위해 막대에 수건을 끼워 구석구석 닦기도 하고 키 두 배를 훌쩍 넘는 큰 성모상을 의자를 올려놓고 아슬아슬하게 닦았다. 본당 신자들이 위험하다는 만류에도 아무런 소용이 없어 이들 부부가 성모상을 닦을 때면 신자들도 걱정스러운 마음에 함께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이들 부부는 성모상 닦는 일에는 걱정이 없다.

“성모상을 닦을 때면 마음이 편하고 기뻐요. 성모상 손을 닦고 있을 때면 성모님과 손을 잡고 있는 것만 같죠. 한 가지 걱정은 저희 본당 성모님은 저희가 닦고 있는데 다른 본당은 누가 닦아드릴 지 걱정이에요.”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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