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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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에서 온 편지] 대만(하)-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한국교회 신심 본받아 성모님의 군대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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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으로 성지순례를 다녀온 후 우리 본당에도 쁘레시디움이 설립됐다.
묵주기도를 하고 있는 필자(왼쪽 세 번째)와 단원들.
 

   요즘 신자들에게 "한국인, 헌빵!(최고!)" 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헌~빵!"을 외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말을 건네 온다. 신자들뿐 아니라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어김없이 말을 건다.

 이곳에도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런던 올림픽(2012년)에서 메달을 딴 한국 선수들 뉴스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내게 칭찬을 한다. 기분이 무척 좋다.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자긍심도 느낀다.

 #가깝고도 먼 나라, 타이완에 부는 한류열풍
 누군가 "타이완은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한다. 위치상으론 가까운 나라지만 외교관계가 없어 먼 나라인 것이다. `가깝고도 먼 나라`에서 한국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마음껏 크게 보내고 싶다. 대~한민국! 짝! 짝! 짝! 짝! 짝! 대~한민국! 짝! 짝! 짝! 짝! 짝!

 한국 드라마 인기가 대단하다.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 보면 여기도 한국 드라마, 저기도 한국 드라마다. 한국 드라마를 하도 많이 방영해 이제는 방송 시간을 법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뉴스까지 나온다.

 60대 초반 신자 한 분은 어제 밤새 한국 드라마를 보셨단다. 정말 재미있단다.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으시냐?"고 물어보니 배우들이 표정 연기를 무척 잘하고 내용도 엄청 재미있다고 한다. 그리고 항상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어 놓고 끝내서 호기심을 유발시킨다고 한다. 무엇보다 배우들이 다들 예쁘단다.

 드라마 인기가 전부가 아니다. 한국 가요, 영화, 김치, 휴대전화, 텔레비전, 컴퓨터, 갖가지 가전제품, 자동차도 인기다. 한류 열풍은 이곳의 더운 날씨처럼 식을 줄 모른다. 타이완 사람은 물론 이곳에서 일하는 외국 노동자들까지 다 좋아한다.

 텔레비전을 통해 한국을 많이 접해서인지 나에게 한국 문화에 대해 자꾸 물어본다. 부모님께 문안을 드릴 때 아들과 며느리가 왜 무릎을 꿇는가부터 어르신 앞에서는 왜 담배를 피우지 않고, 술잔을 받으면 왜 고개를 돌려서 마시며, 한국 아가씨들이 왜 그렇게 예쁘고, 술은 왜 그렇게 많이 마시고, 하나 돼 응원하는 단결력은 어디에서 나오며, 국회의원들은 왜 그렇게 치고 박고 싸우는지까지 마치 어린이처럼 질문을 한다. 일일이 대답하는 게 귀찮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애국심을 갖고 열심히 설명을 해준다.

 올해 목표 중 하나는 본당에 `쁘레시디움`을 설립하는 것이다. 교구 전체에 쁘레시디움이 10개가 안 된다. 신자들뿐 아니라 수녀님들도 레지오 마리애에 대한 개념이 없다. 나라에도 군대가 있듯이 교회에는 성모님 군대가 필요하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발 벗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개념이 없으니 계속 "만들자"고 간청해도 "바쁘다"는 핑계만 메아리가 돼 돌아왔다. 답답한 일이었다. 얼마 전에는 어르신들이 한국으로 성지순례를 가자고 자꾸 조르셨다. 본당 신부가 한국인이고 한국은 비교적 가까워 비용이 적게 들어서 그런지 "더 늙으면 갈 수도 없다"면서 간청하셨다. 잘 됐다 싶었다. 한국천주교회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바쁘지만 성지순례를 추진하기로 했다.



 
▲ 남양성모성지를 찾은 대만 신자들과 필자.
 
 
 #한국 성지순례를 다녀온 후…
 얼마 후 어르신 30여 명과 명동성당, 절두산성지, 춘천 죽림동주교좌성당, 남양성모성지 등을 4박 5일 동안 순례했다. 타이완으로 돌아와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어르신들은 "순교자들의 신앙과 삶, 성지에서 촛불을 밝히고 열심히 기도하는 한국 신자들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또 가족이 성지순례를 하며 묵주기도를 하고 십자가의 길을 걸으며 기도를 바치는 모습이 무척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어느 날 사목회의 시간에 한 분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한국교회가 그만큼 성장 발전한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며 "우리도 이번에 레지오 마리애를 만들어서 성모님께 열심히 기도하자"고 말했다. 그는 한국 신자들도 저렇게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데 우리는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워매, 좋은 것!"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동분서주하며 회합에 필요한 준비물을 갖춰 놓았다. 마침내 쁘레시디움 한 팀이 만들어졌다. 성모님께서 무척 기뻐하실 것 같았다. 어르신들과 열심히 묵주알을 굴리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도 하나둘씩 쁘레시디움을 계속 만들어 갈 것이다. 나는 한국인 선교사제라는 것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인 특유의 부지런함과 끈기로, 천천히 그리고 쉬지 않고 복음을 전할 것이다.

 지면을 빌려 순례단을 포옹과 박수로 환영해주신 분들께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 신자들과 신학생들, 간식과 여흥을 준비해주신 인천 후원회 분들, 바쁘신 가운데 함께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장경민(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 신부님. 非常謝謝(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대~한민국! 짝! 짝! 짝! 짝! 짝! 짝! 짝! 짝! 짝! 짝! 짝! 대~한민국! 짝! 짝! 짝! 짝! 짝! 짝! 짝! 짝! 짝! 짝! 짝!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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