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교황청/해외교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그리스도인의 사랑과 창의력으로 위기 타개하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으로 본코로나19 사태와 보편교회 역할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2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CNS】

 

 


세계 언론을 장식한 영어단어 ‘Quarantine’은 ‘격리’를 의미한다. 이는 ‘40일간’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Quarantina’에서 나온 말이다. 공교롭게도 올해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은 예수께서 40일간 광야에서 보낸 시간을 묵상하는 사순 시기와 더불어, 격리된 이들의 고통을 직간접적으로 밀도 있게 체험했다. 한편, 코로나19라는 시대적 징표 안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디어를 통한 복음화와 새로운 사랑의 표현을 강조했다. 현대문명을 멈춰 세운 이번 사태를 직면하면서 보편 교회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살펴본다.



사목자와 하나 되는 가난한 교회

지난 3월 13일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도좌에 착좌한 지 7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 교황은 별도의 축하 행사 없이 숙소인 산타 마르타 집에서 모든 사목자를 위한 지향으로 아침 미사를 봉헌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코로나19 위기 동안 하느님 백성과 동행해야 하는 사목자들을 위해 기도한다”며 사목자들이 항상 병든 이들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과 연대해야 함을 상기시켰다. 3월 29일 강론에서는 “라자로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신 예수님처럼 코로나로 눈물을 흘리는 이들의 고통에 동참하자”고 호소했다.

교황은 ‘미디어’라는 현시대의 복음 선포 도구를 적극 활용해 코로나19가 가져온 물리적 제한이 영적 제한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줬다. 교황은 3월 25일 바티칸을 넘어 전 세계 그리스도교 신자들과 같은 시간에 주님의 기도를 바쳤다. 이날 그는 이틀 후에 있을 기도에 다양한 매체를 통해 모든 사람이 영적으로 참여하기를 권유했다. 3월 27일 금요일 오후 6시 비를 맞으며 성 베드로 광장에 홀로 모습을 드러낸 교황은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특별기도와 축복(Urbi et Orbi) 전례를 주례했다. 이 모습을 본 저명한 가톨릭 언론인 존 앨런은 “금요일 밤, 그는 한 나라의 영혼을 울렸다”고 감탄했다.



이냐시오와 프란치스코 영성의 조화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시대에 제시하는 영성은 무엇일까. 이는 이냐시오 성인이 설립한 예수회 출신인 그가 선택한 자신의 이름 ‘프란치스코’에 이미 담겨 있다. 교황은 현 교회와 세계의 위기 상황에 대항해 선교와 활동을 중시하는 자신의 예수회 영성을 도구 삼아, 가난을 추구하며 생명과 창조계 전체를 사랑하고 보호했던 프란치스코 성인의 영성 실현을 지속적으로 추구했다.

교황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을 통해 코로나19 희생자, 의료진과 노숙인 등을 교회가 돌보아야 한다고 했다. 6일에는 가톨릭교회가 운영하는 병원과 학교, 양로원 등을 지원하기 위해 긴급 지원 기금을 설립했다. 교황은 이번 사태로 인간 생명의 증진과 보호를 지향하는 교회 전통의 연속성을 나타냈다. 3월 25일 훈화에서 교황은 “교회의 생명 보호는 이념이 아니라 하나의 현실”이라며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회칙 「생명의 복음」을 언급했다. 교황은 이 회칙이 “코로나19 사태를 넘어 생명의 문화가 인간의 고유 가치를 인정하는 모든 이에게 속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면서 “어느 때보다 더 현실적”이라 말했다.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방법 = 창의성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재를 ‘불확실성이 큰 시대’라고 정의한다. 그러면서 “그리스도인의 창의력으로 삶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할 필요가 있으며 이 기회를 사랑을 창의적으로 재발견할 아름다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성주간 영상 메시지에서 교황은 “전화나 SNS를 통해 가장 외로운 사람들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고립되어 있더라도, 생각과 정신은 사랑의 창의성으로 멀리 갈 수 있다”며 사랑의 창의성을 거듭 강조했다. 6일 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 미사 강론을 통해서도 “세계 여러 나라의 책임 있는 사람들과 이 분야(코로나 전염병)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들에게 과밀한 상태인 교도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확하고 창의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기도하자”면서 현 사태를 타개할 ‘새로운 방법, 새로운 사랑의 표현’을 함께 추구할 것을 촉구했다.



오늘날의 성인을 위한 발판 마련

20세기 과학자이자 신학자였던 예수회 떼이야르 드 샤르댕 신부는 친구 발랑셍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오! 우리 세대가 그렇게 바라는 이냐시오나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같은 성인을 내가 볼 수만 있다면! 종교적인 성장의 충만으로 자유롭고 신선한 길을 따라 이 시대의 하느님의 사람을 따를 수가 있다면! 나는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형태의 그리스도인의 삶의 모습, 세상에 더 개입되고 동시에 더 초연함을 보여 줄 새로운 프란치스코나 이냐시오 성인의 탄생을 기대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늘날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이냐시오와 프란치스코 영성의 융합을 통해 바로 지금 이 순간, 이 상황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사랑의 창의성으로 행함으로써 복음의 삶을 살아가기를 초대하고 있다. 전 세계가 ‘교회라는 야전병원’의 수장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석원 인턴기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0-04-16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7

마태 10장 20절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