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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칼럼] (155)계속되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향한 공격 / 로버트 미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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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톨릭교회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더 분열돼 있다는 것을 아는가?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오직 한 사람,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 탓인 것을 알고 있는가?”

최근 한 추기경이 익명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공격한 내용이다. 그는 ‘교황청의 내일’(The Vatican Tomorrow)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2월 29일 보수적인 이탈리아 가톨릭 언론사인 ‘데일리 컴퍼스’에 다섯 개 언어로 실었다. 글을 쓴 이는 ‘데모스 Ⅱ’(Demos Ⅱ)라는 필명을 썼다. 그는 2년 전 ‘데모스’라는 필명의 또 다른 추기경이 주장한 ‘교회에 대한 반성’에 덧붙이기 위해 이번 글을 썼다고 밝혔다. ‘데모스’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조지 펠 추기경이었다.

펠 추기경은 ‘교황청의 오늘’(The Vatican Today)이라는 제목으로 장광설을 내뱉었다. 긴 개인적 불만 속에 그는 현 교황직이 ‘재앙’이라고 맹공격했다. 교황이 이단을 조장하고 가톨릭교회 안의 저항적 자유주의자들을 더 대담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자는 “교회를 정상으로 되돌리고 신앙과 도덕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명확하게 하며 법치에 대한 존중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데모스 Ⅱ’는 펠 추기경의 이러한 주장에 지지를 전하며 자신의 의견을 덧붙였다.

‘데모스 Ⅱ’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강점은 약자를 향한 연민과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향한 지원, 피조물의 존엄에 대한 배려, 고통과 어려움에 빠진 이들과 동반하기 위한 노력에 있다”면서 자신의 주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거의 11년 동안 이어진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황직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그뿐이었다. 교황은 그동안 교회가 급박하게 필요한 개혁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춰 복음이 요청하는 것을 식별하려는 노력이었다.

‘데모스 Ⅱ’는 그의 글 대부분을 다음 콘클라베를 겨냥해 교황의 약점을 집어내는데 할애했다. 그는 교황이 전제 군주와 같이 앙심을 품고 보복하는 통치 스타일을 가졌고, 교회법과 관련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며, 편협하게 다른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신앙과 도덕과 관련해 신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모호한 태도 때문에 주님의 말씀에 대한 확신이 줄어들어 신자들이 복음을 증거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게 모두 현 교황의 탓이라는 것이다.

가톨릭신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 덕분에 교회가 더욱 강력하게 복음을 증거하고 있고, 그리스도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주님의 말씀에 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개인적 실수와 맹점에도 불구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급진적인 삶과 증거는 교회가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시대를 살고 있는 인류에게 친구이자 동료, 여정의 동반자로 자리 잡게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직자 성추행과 교회의 조직적인 은폐로 신뢰를 잃은 교회의 이미지를 회복시켰다.

물론, 교회 안에는 2년 전 펠 추기경의 주장에 동의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고, 이들은 현재 ‘데모스 Ⅱ’에게 박수를 보낼 것이다. 최근 공개적으로 곧 새 교황이 나오기를 소망한 스페인의 한 단체처럼 많은 젊은 사제들과 신학생들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이 단체는 최근 유튜브에 ‘방데의 제의실?반개혁적인 사제 모임’이라는 영상을 공개했는데, 이 영상 초반에 한 성직자는 “교황이 가능한 한 빨리 죽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주변의 성직자 다섯 명이 이 신부의 말에 낄낄거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성직자들과 성직주의를 지지하는 평신도들을 성가시게 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모욕당하고, 개인적으로 공격받으며, 부당하게 교황의 목표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자렛 예수님에게 지속적으로 도전받고 위선자라고 질책을 받았던 종교 지도자들도 그랬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선포하셨던 메시지를 복음이라고 부른다. 거듭 말해왔던 대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역사상 가장 급진적이며 복음적인 교황 중 한 명이다.

급변하는 시대에 성령의 부르심을 식별하는 도중 우리 교회는 때때로 그리고 종종 길을 잃고 혼란에 빠진다. 하지만 앞을 향해 나아갈 수밖에 없다. 우리는 계속해서 서로 싸우고 실수할 것이다. 우리가 항상 바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하자. 문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해결책의 큰 부분이다.

로버트 미켄스
‘라 크루아 인터내셔널’(La Croix International) 편집장이며, 1986년부터 로마에 거주하고 있다.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11년 동안 바티칸라디오에서 근무했다. 런던 소재 가톨릭 주간지 ‘더 태블릿’에서도 10년간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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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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