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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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주님 세례 축일 -하느님의 공정을 실천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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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주문진항에 ‘방사제’라는 것이 있습니다. 해변의 모래가 파도에 쓸려 내려가 유실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고마운 녀석이지요. 하지만 생김새가 흉물스러워 사람들 관심 밖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이 ‘도깨비’라는 인기 드라마의 촬영장소로 쓰이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극 중 도깨비 역할을 맡은 공유씨가 여주인공에게 꽃을 주며 고백하는 장면의 배경으로 쓰인 덕에 인기 관광지가 된 것입니다. 그 장소에서 똑같은 모습으로 사진을 찍으면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특별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많은 사람이 그곳을 찾는 것이지요.

오늘은 예수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받으신 것을 기념하는 ‘주님 세례 축일’입니다. ‘죄의 용서’와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남’이라는 세례의 ‘효과’를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죄를 짓지 않으시며 이미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은 세례를 받으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이유는 ‘세례의 품격’을 높이시기 위함입니다. 물에 당신 몸을 담가 거룩하게 만드심으로써 우리의 영혼을 구원하는 중요한 도구로 변화시키신 것입니다. 죄를 씻는 ‘정결례’에 불과했던 세례를 당신이 직접 받으심으로써, ‘하느님의 자녀’라는 거룩하고 복된 지위를 교회의 이름으로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성사’로 들어 높이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례를 받고 나오신 예수님께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교회의 전승에서는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께서 직접 사람들에게 세례를 베푸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베푸신 세례는 요한이 베푼 세례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요한이 베푼 ‘물의 세례’가 사람들의 마음을 하느님께로 되돌려 구원받을 준비를 시키는 역할을 했다면, 예수님께서 베푸신 ‘성령의 세례’는 준비된 이들의 마음속에 성령의 숨결을 불어넣으시어 영원한 생명을 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요한이 깨끗이 씻어 준비한 그릇에 예수님께서 ‘생명의 밥상’을 차려주신 것이지요.

그 ‘생명의 밥상’은 오직 하느님의 자녀들만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과정은 세례성사를 통해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시작’됩니다. 즉,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는 거룩한 생활로 자신이 ‘생명의 밥상’을 받아먹기에 합당한 사람임을 계속해서 증명해내야 합니다. 그 증명의 과정은 영성체 예식 직전 바치는 ‘백인대장의 기도’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좀 더 적극적으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오늘의 제1독서인 이사야서에 그 노력의 구체적 방향과 내용이 제시됩니다. 하느님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드리기 위해서는 그분의 ‘공정’을 실천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공정’은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에게만 잘해주는 반쪽짜리가 아니라, 나를 미워하고 박해하는 사람들, 나에게 피해와 상처를 주는 사람들을 용서와 더 큰 사랑으로 품어 안는 것입니다. 또한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는 것’입니다. 즉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사랑과 자비를 실천함으로써 그들의 마음속에 ‘희망’과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용기’를 심어주는 것입니다.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세상의 거센 저항에도 ‘기가 꺾이지 않고’ 끝까지 하느님의 공정을 실천하면, 하느님께서 이름을 불러주시고, 손을 잡아주십니다. 비로소 우리는 죄의 어둠에서 벗어나 구원의 빛 안에서 살 것입니다. 하느님께 사랑받는 자녀로 새로 태어나 영원한 생명과 참된 행복을 누릴 것입니다.



함승수 신부(서울대교구 수색본당 부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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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1-06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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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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