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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월간 꿈 CUM] 인생이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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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은 효과적인 의사소통에 방해가 되는 요소인데 두 가지가 있다. 외적 소음과 심리적 소음(의사소통에 관계하는 사람들의 심리적인 내적조건에 따라 의사소통을 왜곡하는 것)이 그것이다.

외적 소음은 불편하긴 하지만 적응이 가능하다. 마치 기찻길 옆에 사는 아이가 기차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자듯이 말이다.

심리적 소음은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심리적 소음이란 신경증 상태를 말한다. 신경증이란 인격 내부의 여러 가지 감정들이 복잡하게 얽히고 서로 견제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일을 하거나 사회적 관계를 맺기가 어렵다. 그리고 빈약한 정신구조는 서서히 붕괴하기 시작한다. 이런 상태는 심리적으로 죽어가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붕괴 속도는 더 빨라진다. 그리고 심리적 등창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런 때에는 움직이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 그래야 어둠 속으로 가라앉는 자아를 구할 수 있다.

화가 고흐는 평생 신경증 환자였다. 그러나 창조 작업을 통해 신경증이 정신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무언가를 하는 것, 그것이 신경증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내 안의 고래

내 안의 고래는 정말 크지만
내 바다의 심연에서 유유히 잠자네 
내 마음이 아무리 소용돌이쳐도 
내 안의 고래는 평온히 잠자네

새끼 발가락이 의자에 부딪쳐 화가 나 
별거 아닌 일로 다른 이와 다투다 
화가 나
짜증을 부리다 마음이 심란해져도 
내 안의 고래는 
조용히 눈을 감고 있네

내 안의 고래는 우아하고 아름다워 
어둠 속에서도 달처럼 빛나네 
내 하루가 이처럼 뒤죽박죽인데도
내 안의 고래는 거룩하게 빛나네

병실에서 통증과 싸우며 
죽음을 두려워하는 밤
침실에서 절망과 싸우며 
죽은 사람을 생각하는 밤 
감옥에서 회한과 싸우며 
피할 수 없는 형벌을 기다리는 밤 
그래도 내 안의 고래는 
당당하게 잠자네

어느 날 내가 수명이 다해 쓰러져 
내 바다로 돌아갈 때 내 안의 고래는 눈을 뜨고
유유히 그 바다를 헤엄쳐 가네


글 _ 홍성남 신부 (마태오, 서울대교구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 소장)
1987년 사제 수품. KBS 아침마당 특강 ‘화날 땐 화내고, 슬플 땐 울어야 한다’로 전 국민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저서로 「챙기고 사세요」 「화나면 화내고 힘들 땐 쉬어」 「새장 밖으로」 등이 있다.
삽화 _ 조경연 (프란치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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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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