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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꿈 CUM] 노호영 신부의 사진 이야기 - 어둠 속 별을 바라보며, 따라가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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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더보(Dubbo)에서 촬영한 석호성운(NGC 6523)


지난해 12월 25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발사했다. 이 망원경은 기존 망원경들과는 다르게 적외선으로 천체를 관측하여 더 먼 우주의 은하와 별을 정밀하게 볼 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적외선으로 우주를 관측하기 위해서는 적외선을 많이 방출하는 지구 주변에서 관측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지구에서 적당히 멀리 떨어져야하고 또 동시에 지구와의 교신이 가능한 지점에 있어야 하는데, 그 위치가 일명 ‘라그랑주점’(Lagrangian Point)이라 불리는 곳이다. 그곳은 지구와 태양의 간섭을 받지 않으면서 중력의 위치값이 0이 되기 때문에 큰 연료를 소비하지 않아도 되는 안정적인 곳이다. 그리고 지난 7월 12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통해 미국 항공우주국은 지구로부터 40억 광년 떨어진 은하단(SMACS 0723)을, 약 일주일 뒤에는 인류 관측 사상 가장 오래된(135억 년 전) 은하(GLASS-z13)의 선명한 사진들을 공개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신비로운 우주의 심연에 다가가기 위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지구와 더 멀리 떨어졌다. 다른 빛으로부터 멀어짐으로써 태초의 빛에 한 발짝 더 다가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일련의 사건은 신비로운 우리 신앙의 여정에 다시금 ‘벗어남’의 중요성을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주님공현대축일(1997년) 강론은 우리가 지금 처해있는 사회적 현실과 그 상황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즉 살아있는 신앙인으로 나아가야 함을 말해주고 있다.

“인간의 빛, 인공 빛이 하늘의 빛을 보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우리의 빛이 하느님이 만드신 별을 가려버렸습니다. 우리가 만든 것이 너무 많아 하느님의 발자국을, 그분의 창조물을 통해 볼 수 없는 것입니다.”(성탄, 요세프 라칭거, 바오로딸, 2010)

너무나 많은 인공 빛의 홍수 속에 본질적인 단 하나의 빛에 다가서기 위한 지금 우리의 노력은 어떠한지 한 번쯤 돌이켜 보았으면 좋겠다. 
 

호주 키아마(Kiama)에서 촬영한 은하수

 


글·사진 _ 노호영 신부 (미카엘, 대전교구 고덕본당 주임)
사진으로 아름다움을 담아내려 노력하는 신부. 8년 전부터는 자연 속의 경이로운 순간들, 특히 밤하늘의 별과 은하수를 쫓아다니며 하느님의 피조물을 촬영하고 정리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제13회 ‘서울시 빛공해 사진공모전’ 최우수상, 제26회·제28회 ‘천체사진공모전’ 금상 및 우수상을 비롯해 다수의 사진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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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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