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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존중하는 공동체

한창현 신부의모두의 시노드(25) 시노드 정신 살아가기 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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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회 떠나는 나이든 수도자들

시노드 정신은 자신과 공동체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령의 활동에 개방되어 상호 존중하는 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2024년 축성생활의 날을 맞아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 회장 유덕현(야고보) 아빠스가 발표한 담화문의 내용은 많은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아빠스는 이전에는 이런 일이 수도회에 거의 없었으나 요즘에는 수도자 중에서 나이 많은 분들이 수도회를 떠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으며, 수도회를 떠나는 이유 중에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낄 수 없고 수도회 안에서 쓸모없는 사람으로 취급받고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하였습니다.

유덕현 아빠스는 우리 모두 크게 반성해야 하며, 시노드와 시노드 정신의 가장 중요한 실천인 상호 존중이 공동체 안에 없으므로 함께 사는 형제자매들이 소외감을 느끼게 되고, 이러한 공동체 안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없는 수도자들이 공동체를 떠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설사 떠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상호 존중이 없는 상태에서는 개인적인 시간과 공간으로 도피하는 경우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공동체가 개인주의화 되고 분열되어 상호 존중이 약화 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 분석하였습니다.



존재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안을 시노드 여정에서 찾아보았습니다.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1차 의안집은 ‘영적 대화’ 또는 ‘시노드 방법’이라고 부른 ‘성령 안에서의 대화’가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 안에서 식별의 공간이었다고 평가하였습니다. 이 대화 방법은 주의 깊게 각자의 삶의 경험을 나누고 상호 존중 안에서 성장하고 다른 사람들의 삶 안에서 그리고 우리의 삶 안에서 하느님의 영의 움직임을 식별하는 시작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대화를 통해 참여자들은 기도 안에서 자신을 개방하고 신앙 안에서 점차 ‘함께-의식하는’, 곧 성령 안에서 함께 대화하는 삶의 경험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해 본다면, 축성생활자들의 삶 안에 필요한 상호 존중을 시노드 여정의 ‘성령 안에서의 대화’ 실천을 통해서 보완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성령 안에서의 대화’는 ‘개인적 준비,’ ‘말하고 듣기,’ ‘다른 이들과 하느님께 공간을 내어주기,’ ‘함께 구축하기’, 그리고 ‘마침 감사 기도’로 진행됩니다. 각 단계가 진행되는 사이 사이에 침묵과 기도로 다른 이들의 말을 경청하는 상호 존중의 체험을 하게 됩니다. 시노드와 같은 특별한 기회가 아니라 하더라도 일상에서 이러한 시노드적 대화가 자연스러워진다면 상호 존중의 공동체적 분위기가 공동체적으로 체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토착화 차원의 보완이 필요할 것입니다.



성령 안에서의 대화

‘성령 안에서의 대화’는 오랜 교회적 식별의 전통 안에 있으며, 여기서 많은 방법과 접근법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영적 실천은 ‘나’에서 ‘우리’로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나’의 개인적 관점을 잃어버리거나 개인적 차원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인정하고 공동체적 차원 안에 포함시키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참여자들의 말을 받아들이고 그들을 경청하는 것이 전례요 기도가 되며, 그 안에서 주님께서 현존하게 되시며, 더욱 참된 형태의 친교와 식별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특별히 축성생활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끼지 못하거나 쓸모없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영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창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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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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