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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주시는 평화

[월간 꿈 CUM] 꿈CUM 묵상_예수의 일생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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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는 가르침을 듣기 위해 모인 많은 사람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습니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군중들을 가르치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늦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때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합니다. 

“여기는 외딴곳이고 시간도 이미 늦었습니다. 그러니 저들을 돌려보내시어, 주변 촌락이나 마을로 가서 스스로 먹을 것을 사게 하십시오.” 그러자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그러자 제자들이 계산기를 두드려 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러면 저희가 가서 빵을 이백 데나리온어치나 사다가 그들을 먹이라는 말씀입니까?”(마르 6,35-37 참조)

여기서 200 데나리온은 엄청난 돈입니다. 1 데나리온은 당시 하루 품삯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요즘 공사현장에서 일하면 일당이 15~20만원 정도 합니다. 200 데나리온은 200일치 수당입니다. 이 많은 돈을 어떻게 조달한단 말입니까. 당시 제자들이 말한 이 금액만 봐도 당시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던 사람의 수가 상당히 많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의 항변에 예수님은 어떻게 반응하셨을까요? 

‘아~ 그래? 그럼 안되겠네.’ 이렇게 말씀하셨나요?

예수님은 제자들을 몰아붙이십니다. ‘그래 너희들의 말은 알았고. 알았으니까. 먹을 것을 한번 찾아봐.’ 

제자들은 미칠 지경입니다. 그래도 스승의 말이니 어쩔 수 없이 먹을 것을 찾아 나섭니다. 군중 속으로 들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먹을 것이 좀 있나요? 얼마나 가지고 있나요?’ 그런데 사람들이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그 군중속에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여러분이라면 조금 가진 식량을 내 놓겠습니까? 천만에! 내 먹을 것도 모자라는데 어떻게 내놓을 수 있겠습니까. 군중 속 사람들은 각자 먹을 것이 조금씩 있었습니다. 멀리서 예수님 가르침을 받으러 왔는데 먹을 것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김밥도 조금씩 싸왔을 것이고, 고구마, 감자, 삶은 달걀도 준비해 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내놓기는 어렵습니다.

이때! 한 꼬마가 일어나 먹을 것을 내놓으며 이렇게 외쳤습니다. “아저씨! 여기 물고기 두 마리와 빵 다섯 개가 있어요.” 이 꼬마는 아마 엄마 아빠에게 꿀밤 한 대 맞았을 것입니다. “야~ 이 멍청한 놈아. 그걸 말하면 어떻게 해!”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아이가 먹을 것을 내놓자,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하나 둘 각자 가지고 온 것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죠. 아이는 달라고 하니까 그냥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자신 것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내놓지 못했습니다. 아이의 말에 어른들이 움직입니다. 그리고 슬금슬금 하나씩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여기도 있수다.” “여기도 빵이 조금 있어요.” “저도 물고기가 조금 있어요.”

이렇게 5000명이 다 내놓으면 어떻게 될까요? 5000명이 먹고도 남을 양이 나왔습니다.

이것이 바로 나눔의 신비입니다. 혼자 아등바등 움켜쥐고 있으면 죽지만, 함께 나누면 다 같이 살 수 있습니다. 이것이 기적이고, 이것이 신비입니다. 예수님은 5000명을 먹이신 기적을 통해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지금 가르쳐 주고 계십니다.

제가 어릴 때 만화 교리 이야기 책을 본 기억이 납니다. 지옥과 천국이 있는데 두 곳 모두 나오는 음식은 같습니다. 지옥에도 산해진미가 그득하고 천국에도 산해진미가 그득합니다. 그런데 젓가락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 젓가락이 우리 팔 길이보다도 더 깁니다. 그런데 지옥에서는 서로 자기만 먹으려 하기에 먹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천국에서는 그 젓가락으로 상대방을 먹여 줍니다. 그래서 모두가 배부르게 먹을 수 있습니다.

천국과 지옥의 차이는 이것입니다. 내 입으로만 넣으려 하는 것, 이웃에게 먹여 주는 것, 이것이 지옥과 천국의 차이입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나누는 아이의 모습에 모든 사람이 각자 가진 것을 나누었습니다. 그러자 5000명이 모두 배부르게 먹고도 남았습니다. 이것이 기적이고, 그 기적이 구현되는 장소가 천국입니다. 


글 _ 안성철 신부 (마조리노, 성 바오로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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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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