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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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 김임이, 동정 지키며 현세에서 하느님 나라 앞당겨 살아

[ 윤영선 교수의 우리 성인을 만나다] 13. 성녀 김임이 데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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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선 작, ‘성녀 김임이 데레사’

출 생 | 1811년 서울
순 교 | 1846년(35세) 포도청 옥 / 교수
신 분 | 동정녀



순교 선조는 파스카 신비의 정점

부활 축제가 시작되었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의 노예살이에서 해방시켜 주신 것처럼 예수님은 죄와 죽음의 속박에서 우리를 해방시켰다. 구약의 파스카(Pascha)가 예수님으로 인해 새로운 파스카로 완성된 것이다. ‘파스카’는 본래 '건너가다'란 의미다. 죄인에서 진정한 하느님의 자녀로 건너가는 도약이 필요하되, 이러한 영적인 도약이 곧 파스카의 진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현세를 살면서도 하느님 나라를 살아가려는 수도자들을 보면 일상으로부터 끊임없이 도약하는 파스카의 신비를 묵상하게 된다. 더구나 박해기에 오늘날의 수도자를 능가하는 열성으로 하느님 나라를 앞당겨 살아가고 순교로 생을 마감했던 선조들은 파스카 신비의 정점이 아닐까 한다. 삶과 죽음을 맞이하는 그들의 경건하고도 용감한 태도에서 파스카를 향유하는 천상 시민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수도자 삶 살며 순교로 신앙 증거

성녀 김임이 데레사는 열심한 교우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성인전 읽기를 좋아했다는 그녀는 책 속의 성인처럼 살고 싶었다. 아마도 수도 성인이 되고 싶었는지 7살 때에 이미 동정을 결심했다고 한다. 하느님께서 그의 결심을 받아주셨다. 35세로 순교할 때까지 동정을 간직하며, 같은 마음으로 모인 여교우들과 함께 살았다. 그렇게라도 하느님 나라를 세상에서 앞당겨 살아가려 한 것이다. 그들에게 하늘나라를 사는 방법이란 천주의 말씀대로 이웃을 사랑하고, 영혼을 구하는 일이었다. 이미 천국을 살아가는 데레사에게 세상의 고통과 죽음은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옥에 갇힌 그녀가 용감하게 신앙을 증거한 이유였다.

성녀를 생각하면 경건한 수도자의 이미지가 연상된다. 그리고 수도자를 만나게 되면 성녀를 떠올리게 된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소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목소리로 올리는 두 갈래의 찬미는 부활의 신비가 펼쳐지는 양면의 장이다. 지난날 동정과 순교자의 후예로서, 오늘날 경건한 수도자들의 동반자로서, 우리가 맞으려는 부활의 의미가 더욱 풍성하고 감사하다.


광희문 밖에 버려진 성녀의 시신

나뭇잎이 유난히 햇살에 반짝이던 날 광희문성지 순교자현양관을 찾았다. 옥중에서 순교한 성녀의 시신은 광희문 밖에 내다버려졌다고 한다. 현양관 3층에서 미사에 참여하고 난 후 창문으로 내다보니 광희문 너머로 성녀를 만날 수 있었다. 성녀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묵주 기도를 바치며 성모님께 봉헌하는 사랑의 장미꽃을 들고 계셨다. 성녀의 숭고한 순교로 광희문을 부활의 영광과 신비의 빛으로 환히 밝히고 계셨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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