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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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복음] 주님 부활 대축일 낮미사-예수님 부활하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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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사건 전후 두 가지 사실에 주목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믿음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근간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은 그 시초부터 의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마태 28,11-15 참조) 선례가 없던 사건이고 인간의 이해를 뛰어넘는 신비이기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그 순간을 목격한 사람이나 증언도 없기에 직접 설명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부활 사건 전후의 두 가지 사실입니다. 하나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자 그분의 제자들이 모두 흩어졌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예수님 죽음 직후에 흩어졌던 그 제자들이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님을 구세주로 선포한 것입니다. 예수님 죽음으로 실망하고 두려워했던 제자들이 불과 며칠 사이에 태도를 완전히 바꾼 것입니다. 그 사이에 어떤 획기적인 사건이 없었다면 도저히 설명될 수 없는 일입니다. 신약 성경은 그 획기적 사건이 바로 예수님 부활이라고 증언하고 있고, 그 내용이 빈 무덤과 부활하신 예수님의 발현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의 빈 무덤

오늘 복음은 빈 무덤 이야기입니다. 안식일에는 매장을 금지하는 유다인의 관습에 의해 예수님의 시신은 주님 수난 성금요일에 급히 무덤에 안장되었습니다. 그날 저녁 무렵 이미 안식일의 휴식이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주간 첫날, 곧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날, 마리아 막달레나는 아직 어두울 때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갔습니다. 예수님의 제자였다는 사실조차 두려워 숨기고 도망가던 상황에서 그 일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리아가 무덤에 도착했을 때 이미 예수님은 그곳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무덤을 막았던 돌은 치워져 있었고 그 안에 시신은 없었습니다. 예수님 시대에는 동굴 형태의 무덤들을 통상 무거운 돌로 막았는데, 그 돌은 장정 몇 사람의 힘으로도 거의 움직여지지 않았습니다.

빈 무덤 보고도 부활 믿지 못한 제자들

깜짝 놀란 마리아는 예수님을 죽인 유다인들이 그분의 시신을 꺼내 갔다고 생각했습니다. 마리아는 그 길로 제자들이 숨어있는 다락방으로 달려가 자기가 발견한 일을 알렸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가 함께 무덤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들은 아마포와 예수님의 얼굴을 싸맸던 수건을 보았고, 무덤이 비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예수님, 제자들 앞에 나타나시다

그러나 “사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요한 20,9) 예수님께서 공생활 동안에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여러 차례 예고했지만, 제자들은 그 말씀을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예수님의 무덤이 비어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활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직접 제자들 앞에 나타나신 이후에야 주님 부활을 믿게 됩니다. 비록 빈 무덤 이야기가 그 자체로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신앙을 떠받쳐주지 못하지만, 부활 신앙의 기초이고 부활에 대한 전체적인 증언의 한 요소입니다. 빈 무덤 증언으로 부활에 대한 믿음이 선포될 수 있었습니다.



변화된 삶을 살아갈 내적 힘을 얻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의 무덤을 막았던 무거운 돌을 치워버리셨습니다. 그 돌은 신앙의 눈으로 볼 때 우리 삶에 지워진 힘들고 버거운 짐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그 짐을 쉽게 내던져버릴 수는 없지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굳은 믿음과 하느님 은총으로 훨씬 수월하고 기쁘게 그 짐을 지고 갈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신앙으로 받아들일 때 제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새로운 시작과 변화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내적인 힘과 용기를 얻기 때문입니다.
 

 


유승록 신부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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