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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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복음] 부활 제2주일 곧, 하느님의 자비 주일-봄볕처럼 다가오시는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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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가 너희와 함께!”

따뜻한 봄볕은 언 땅을 녹이고 새싹과 꽃 몽우리가 돋게 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도 봄볕처럼 제자들에게 다가오시어 굳어진 그들의 마음을 풀어주시고, 믿음과 기쁨이 다시 솟아나게 해 주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바로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유다인들이 두려워서 문을 잠가 놓고 모여 있던 제자들 가운데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타나십니다. 그리고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19.26)라고 인사를 건네십니다. 위기의 순간에 스승을 버리고 도망간 못난 제자들에게 용서와 평화를 선사하시는 말씀입니다. 자신들이 범한 잘못 때문에 잔뜩 움츠리고 있던 제자들에게 너그러운 용서를 베푸시어 두려움을 떨쳐내고 기쁘게 새 출발을 할 수 있게 해주신 것입니다.



토마스에게 상처 보여주신 예수님

예수님은 그 자리에 없었던 토마스에게도 봄볕처럼 다가가십니다. 의심 많은 인물이라고 알려진 토마스는 사실 스승에게 매우 충성스러웠던 제자입니다. 그는 예수님이 죽은 라자로를 다시 살리시기 위해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유다 땅으로 가시려고 했을 때 망설임 없이 따라나섰던 인물입니다. “우리도 스승님과 함께 죽으러 갑시다.”(요한 11,16) 토마스는 다른 제자들보다 스승에게 더 큰 신뢰심을 두었기에 그분의 비참한 죽음 앞에서 더 큰 충격을 받고 절망의 구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님을 뵈었다는 동료들의 말을 믿지 못하고 그분의 상처를 직접 보고 만져봐야 믿겠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교회 공동체와 함께 해야하는 이유

예수님은 여드레 뒤에 토마스가 다른 제자들과 함께 있을 때 또 나타나십니다. 그리고 토마스가 원한 대로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십니다. 따뜻한 봄볕처럼 다가오신 예수님 덕분에 단단히 굳어있던 마음이 한순간에 풀린 토마스는 스승 앞에서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요한 20,28)이라고 신앙 고백을 하게 됩니다. 토마스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곳은 제자 공동체였습니다. 사람이 마음을 크게 다치면 다른 이들과 관계를 끊고 자신 안에 갇히기 쉽습니다. 토마스도 바로 그런 위험에 처했지만, 다행히 동료들 공동체에 합류하면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도 신앙의 동료들, 곧 교회 공동체와 함께할 때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마태 18,20 참조)는 예수님 말씀대로 교회 안에 주님이 현존하시기 때문입니다.



‘한마음 한뜻’ 서로 나누는 공동체를

부활하신 주님은 교회 안에서 선포되는 성경 말씀을 통해 말씀을 건네시고, 성체성사와 다른 성사들을 통해 우리를 만나러 오십니다. 또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이들(제2독서 참조)을 통해, 예루살렘 초대교회가 그랬듯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가진 바를 서로 나누는 공동체(제1독서 참조)를 통해 주님은 따뜻한 봄볕처럼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그 봄볕으로 우리 자신이 부드럽고 착해지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그 봄볕으로 우리 교회가 사랑과 자비가 충만한 공동체가 되면 좋겠습니다.
 


손희송 베네딕토 주교 | 의정부교구장 임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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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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