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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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훼는 우리에게 무엇이고 누구인가?

[월간 꿈 CUM] 꿈CUM 수필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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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얻은 직장이 미국이라서, 모르는 거와 스트레스도 많다고, 아빠와는 두세 시간씩 통화하며 들어주고 소견도 충고도 나누곤 했는데, 엄마를 배려함인지 도움 못 될 줄 알아선지 전화도 안 하는 아들이다. 소심한 성격에, 외롭고 답답할 거라, 가뜩이나 동안(童顔)인데, 나이도 어리다고, 나이 차별 인종차별 등 다양한 인종의 교수 직원 학생들에게 휘둘리지나 않는지? 염려뿐인데, 며느리가 전화했다. 승진했는데도 사무직원들이 고의인지 실수인지 안 챙겨줘서, 봉급을 몇 달 치나 덜 받아야 했다고. 아비는 마음이 여려서, 몇 마디만 하고는 보상을 요구하지 못했다고, 차라리 내가 손해 보는 게 낫다고. 하느님이 다른 걸로 보상해주실 거라는데, 화가 난 며느리가 일러바치는 전화였다. 그래도 영어 짧은 내게 뭔가를 기대했으나, 난들 어쩌겠나. 하느님께 하소연할 밖에는. 억울한 약자와 힘없는 자의 하느님께.

우리에게 하느님은 무엇이고 누구인가? 아들은 그 일 덕분인지 마르코복음을 다 암송하게 되었고, 얼마 후 부학장이 되었다고 했다. 아무튼 그 일로 야훼! 이분을 띄엄띄엄 더듬어냈다.

1. <야훼 라빠> : 이집트를 탈출, 광야로 들어와 목이 타는 히브리족이 겨우 찾은 웅덩이 물은 물맛이 써서 먹을 수 없어 <마라>라고 울부짖었다지. 모세가 마른나무 가지를 주워 던져 단물로 고쳤다고. 우리의 모든 나쁜 것도 고치시는 <치유의 야훼 라빠>.

2. <아훼 닛시> : 히브리족을 마중 나온 강적(强敵) 아말렉과 싸워 이겨냈다고, <야훼 깃발> 즉 승리의 하느님이라고.

3. <야훼 이레> : 아브라함이 아들 이사악을 모리아 산으로 데려가 하느님께 제사 제물로 죽이려 할 때, 천사의 다급한 목소리와, 덤불에 걸린 숫양이 있어, 대신 제물로 제사했다고, 준비해주시는 하느님 즉 <야훼 이레>라고.

4. <야훼 살롬> : 히브리족을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인도해서 평화를 누리게 해 주실 거라고 <야훼 살롬>.

5. <야훼 에벤에셀> : 여기까지 함께 하셨고 약속의 땅까지도 함께 하실 <야훼 에벤에셀>.

6. <아훼 임마누엘> : 성모 마리아께서 우리와 함께하실 임마누엘이라는 아들을 낳아주셨다고.

7. <야훼 삼마> : 에츠키엘서의 마지막 구절, 주님이 천지사방을 주시고, 주님도 거기 계신다고 <야훼 삼마>라고.

이렇게 기억되는 대로 써서 이메일로 보내고, 더할 거 있으면 첨삭(添削)해서 알려 달라 했지. 이분 야훼가 내 아들에게 월급 손해보다 더 큰 승진으로 갚아주셨다고.

 

글 _ 유안진 (글라라, 시인, 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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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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