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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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재상서」 남기고 선교 사명에 가장 충실한 제자

[윤영선 교수의 우리 성인을 만나다] 19. 성 정하상 바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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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선 작 ‘성 정하상 바오로’

출 생 | 1795년 경기도 남양주시 마재

순 교 | 1839년(44세) 서소문 밖 / 참수

신 분 | 회장·신학생




승천하신 예수님 유언 실현에 매진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발현하는 모습은 예사롭지가 않다. 부활이 우리 인식의 한계를 초월하기 때문일 것이다. 빈 무덤, 정원지기인 줄 알았던 마리아 막달레나, 빵을 떼어주실 때 비로소 예수님을 알아보는 엠마오의 제자들. 심지어 닫힌 문으로 들어오셨다는 성경의 말씀들까지 제자들은 저마다 자신의 방식대로 예수님의 부활을 인식하고 깨달았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의 공통점은 십자가에 돌아가신, 우리가 알고 있던 바로 그 예수님이 살아나셨다는 고백이다. 예수님의 승천 또한 상식을 뛰어넘는 부활의 또 다른 양상이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들에게 복음을 전하여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 승천하신 예수님께서 남겨주신 선포와 약속이다. 유언이 된 주님 말씀은 언제나 든든한 의지가 된다. 저 유언에 희망을 두면 둘수록 그 말씀을 충실히 살아간 순교자가 더욱 존경스러워진다. 김대건 신부님과 함께 103위 성인의 대표로 이름을 올린 정하상 바오로는 세상의 끝과 같은 이 땅을 주님의 부활과 유언이 실현된 장으로 만든 주인공이다.



조선대목구설정·선교사 영입에 큰 공로

하상은 정약용의 조카이자 순교 복자 정약종 아우구스티노와 성녀 유 체칠리아의 아들이다. 천주 하느님 때문에 가족이 겪은 모진 고난은, 그의 집안을 양반 명문가에서 신앙의 명문가로 만들었다. 젊은 시절에는 영적인 생명을 나눠줄 성직자를 모셔 들이려고 열성을 다했다. 조선대목구가 설정되고 선교사들이 들어온 것도 그의 큰 공로였다. 훗날 앵베르 주교가 그에게 라틴어와 신학을 가르쳤다고 하니 선교사들과 정하상 바오로 자신도 민족을 위한 사제가 되어야 한다는 성스런 희망을 가졌던 게 분명하다. 그는 평신도였지만 순교할 때까지 일생 독신으로 살았고, 조선을 위한 교회의 사람으로 살았다.

끝 날까지 계신 예수님과 함께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하는 것이 제자들의 소명이라면 정하상 바오로야말로 그 유언의 가장 충실한 제자였다. 그리고 그가 남긴 「상재상서(上宰相書)」는 신앙의 후손에게 남긴 또 다른 유언이다. “이 도리를 한 집안에서 실행하면 집안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며, 한 나라에서 실행하면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을 것이고, 전 세계에서 실행하면 온 세계가 평화로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1839년 9월 22일 서소문 밖에서 순교하였다. 이미 교회의 사람으로 세상 끝, 조선에 복음을 전하고 부활의 신비를 살아온 하상은 순교와 함께 예수님과 하나가 되고, 예수님 유언의 실현이 되었다.



한국 천주교의 초석 다진 큰 일꾼

서울 원효로에 있는 신학교 건물인 옛 용산신학교(사적)와 예수성심성당(사적)을 방문하였다. 예수성심상이 있는 성당 마당에서 정하상 바오로 성인의 모습이 느껴졌다. 사제의 꿈은 이루지 못하였지만, 한국 천주교의 초석을 다진 큰 일꾼으로서 부활의 대형 십자가를 세우고 「상재상서」를 들고 선하게 미소 짓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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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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