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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성월에 다시 듣는 아베 마리아

3대 곡 슈베르트·구노·카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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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5월을 가톨릭교회에서는 성모 성월로 기념한다. 동방 교회에서 먼저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성모 성월이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은 건 18세기. 이후 유명 작곡가들도 잇따라 성모님을 찬양하는 음악을 쏟아냈다. 성모 성월을 맞아 이른바 3대 ‘아베 마리아(Ave Maria)’로 꼽히는 슈베르트·구노·카치니의 곡을 다시 들어보자.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

‘가곡의 왕’으로 불리는 오스트리아 출신 프란츠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1797~1828)가 1825년에 발표한 곡이다. 조용하고도 경건한 느낌이 맑은 선율에 더해진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는 그의 다른 가곡에 비해 단순한 편이다. 그래서일까, ‘아베 마리아’라고 하면 대부분 가장 먼저 떠올리며 편하게 흥얼거리는 곡이다.

하지만 원곡이 성모송은 아니다. 월터 스콧(영국)의 서사시 「호수의 연인」 중 독일어 번역본에 곡을 붙였고, 그 가운데 ‘엘렌의 노래’ 세 번째 곡이 우리가 듣는 ‘아베 마리아’다. 엘렌의 기도 앞부분에 ‘아베 마리아’라는 가사가 나오다 보니 제목도 동일하게 알려졌다. 본래 가사 대신 라틴어로 된 성모송으로 부르는 경우도 많다.



구노의 아베 마리아

프랑스 작곡가 샤를 구노(Charles F. Gounod, 1818~1893)가 1853년에 발표한 곡이다. 하지만 작곡자 명에 ‘바흐-구노’라 표기된 것을 볼 수 있다. 원곡은 바흐가 완성한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의 첫 번째 곡이기 때문이다. 구노는 여기에 새로운 선율을 얹고 이후 가사가 더해져 오늘날의 ‘아베 마리아’가 탄생했다.

구노의 ‘아베 마리아’는 특히 우리나라에 파견된 앵베르 주교, 또는 다블뤼 주교의 현양곡으로 알려져 한국인에게는 더 뜻깊게 다가온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다. 앵베르 주교가 1839년, 다블뤼 주교는 1866년에 순교했으니 시간상으로도 맞지 않다. 구노가 한국 순교자들을 위해 지은 곡은 따로 있다. 바로 「가톨릭 성가」 284번 ‘무궁무진세에’다. 그는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앵베르 주교와 모방·샤스탕 신부의 새남터 순교 소식을 듣고 이들의 천상 승리를 축하하며 이 곡을 지었다.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는 소프라노 이네사 갈란테가 1995년 발매한 음반을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고, 국내에서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 삽입되며 사랑받았다. 하지만 이탈리아 작곡가 줄리오 카치니(Giulio Caccini, 1551~1618)와는 아무런 접점이 없다. 옛소련의 류트 연주자이자 바로크음악 연구가로 활동했던 블라디미르 바빌로프(1925~1973)가 1970년에 발표한 곡이다. 무명이라 곡이 묻힐 것을 우려해 ‘16세기 작가 미상’으로 발표한 것이 카치니의 곡으로 알려지며 주목받았다. 원작자가 밝혀졌음에도 여전히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로 불리는 것은 그 대가가 아닐까. 하지만 3대 ‘아베 마리아’로 손꼽힐 정도니 바빌로프의 소망도 이루어진 셈이다.

카치니, 아니 바빌로프의 ‘아베 마리아’는 앞의 두 곡과 달리 단조인 데다, 다른 가사 없이 ‘아베 마리아’만 부르짖기 때문에 구슬프고 애달픈 느낌이 강하다.

이외 멘델스존·리스트·프랑크·브루크너·생상스·마스카니·프라이즈맨 등이 작곡한 ‘아베 마리아’도 5월의 신록만큼 아름답다.

윤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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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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