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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궁금증] <47> 제사장은 왜 특별한 옷을 입었을까?

일반 백성과 구별해 위엄 나타내고 하느님 섬기는 소명받은 자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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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대에 기름을 붓는 제사장 아론(1278년).
 
  사람이 공적으로 입는 옷은 보통 그 사람의 신분을 나타낸다. 구약시대 제사장 의복을 보면 황금을 사용할 정도로 화려했다. 당시 사람들은 황금이 모든 물질과 생명의 가치 위에 군림하는 영원한 영광을 반영한다고 생각했다. 제사장 옷은 보통 자주색과 푸른색, 붉은색을 섞어서 짠 천을 이용해 매우 아름답게 만들었다(탈출 26-28장).

 구약의 사제들은 경신례를 행할 때 예복을 입어 자신들이 성직자임을 표현했다. 특별한 제복을 입는다는 것은 사제가 다른 사람과 구별된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었고, 일상생활을 떠나 제사의 거룩함과 위대함을 표현하고 존경을 나타내기 위해서였다. 사제가 특별한 의복을 입는 것은 일반 백성과 구별돼 거룩하게 하느님 앞에 제사를 인도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또 제사장이 입은 화려한 옷은 일반인과 구별된 사제들이 하느님을 섬기기 위해 부르심을 받았다는 의식을 새롭게 했다. 특별히 제사장은 백성을 대표해 하느님을 섬기는 소명을 받은 사람이다. 따라서 제사장 의복은 존엄과 영광의 의미를 지닌다. 제사장이 이 제복을 갖춰 입지 않고는 성막에 들어가지 못했고 제사도 드리지 못했다. 만약 제사장이 바른 제복을 입지 않고 사제의 일을 하려고 하면 죽임을 당했다. 사제가 특별한 옷을 입는다는 것 자체가 하느님의 거룩한 성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그리고 제사장이 옷을 다 입으면 머리에 기름을 부었는데, 이것도 세속과 거룩하게 구별됨을 나타낸다.

 구약성경을 보면 제사장 의복은 흉패, 에폿, 겉옷, 반포 속옷, 관, 띠 등 크게 여섯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그중에서 에폿은 대제사장이 흉패 밑에 입었던 아주 화려하고 정교한 앞치마와 유사한 옷이었다. 그리고 에폿은 두 부분으로 돼 있는데 하나는 등에, 하나는 가슴에 입었다. "그들은 금과, 자주와 자홍과 다홍 실, 그리고 가늘게 꼰 아마실로 정교하게 에폿을 만들어야 한다. 에폿에 멜빵을 두 개 붙이는데, 그 양쪽 끝에 붙여라"(탈출 28,6-7).

 에폿 하나만 보더라도 제사장 의복을 얼마나 정성을 들여 아름답고 정교하게 만들었는지 상상이 간다. "에폿 위에 달 띠는 같은 솜씨로 금과, 자주와 자홍과 다홍 실, 그리고 가늘게 꼰 아마실로 만들어 에폿에다 한데 붙이게 하여라. 너는 마노 보석 두 개를 가져다 거기에 이스라엘 아들들의 이름을 새겨라. 태어난 순서에 따라 한 보석에 여섯 이름, 다른 보석에 나머지 여섯 이름을 새겨라. 보석공이 인장 반지를 새기듯, 두 보석에 이스라엘 아들들의 이름을 새겨라. 그리고 그 보석들을 금테두리에 박아라"(탈출 28,8-11).

 그러나 인간이 하느님과 관계를 맺을 때 더 중요한 것은 외적 의복보다 마음이다. 베드로 사도는 구원받은 신자들에게 거룩한 사제가 되라고 가르치면서 영적 부분을 강조한다. "여러분도 살아 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짓는 데에 쓰이도록 하십시오. 그리하여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되십시오"(1베드 2,5). 하느님 앞에서 우리는 어떤 옷을 입느냐보다 어떤 마음을 갖느냐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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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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