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성경 속 궁금증] 62. 성경에서 가나안은 어떤 땅인가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종살이ㆍ광야생활 거쳐 이스라엘 민족 정착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아브라함의 가나안 여정`(라스트만 작, 1614년).
 

   아브라함의 아버지 테라는 가족을 데리고 가나안 땅으로 가려고 원래 살던 칼데아의 우르를 떠나 하란에 이르러 그곳에 자리 잡고 살았다(창세 11,31 참조). 아버지 집에서 친족과 함께 안정적 생활을 하던 아브라함은 어느 날 하느님 부르심을 받는다. "내가 너에게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내리며, 너의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창세 12,1-2).

 아브라함은 하느님께서 이르신 대로 길을 떠나 가나안 땅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 땅에는 가나안족이 이미 살고 있었다. 고향을 떠나기 전 자손에 대한 약속을 하신 하느님께서는 이번에는 "내가 이 땅을 너의 후손에게 주겠다"고 약속하신다. 이때부터 가나안 땅은 이스라엘 선조 이야기의 중심축이 된다. 아브라함은 가나안을 가로질러 베텔과 아이 사이의 산악지역으로 이주했다가 남쪽 네겝 쪽으로 옮겨갔다. 하느님 명령을 따라 고향과 친족을 떠나 타향살이를 이어가게 된 것이다(창세 12,1-9 참조).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때가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경 저자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가나안 땅에 많은 민족이 살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가나안 사람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팔레스티나에 거주하는 비유다인을 지칭했다. 이스라엘 민족은 이집트에서 약 400년 동안 노예생활을 했다. 그러다 하느님 도우심으로 이집트 종살이에서 해방된다. 그리고 고난의 광야생활 40년을 거쳐 요르단 강을 건너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게 된다. 소망의 땅에 천신만고 끝에 들어간 것이다. 막상 들어가 보니 가나안은 이미 다른 민족들이 살고 있는 남의 땅이었다. 땅덩어리는 하나인데 주인은 여럿이었다.

 실제로 가나안 땅은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탈출 13,5)이라 할 만큼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 있었다. 또 이 땅은 4대 문명의 발상지 가운데 두 곳, 나일 강 문명과 티그리스ㆍ유프라테스 강 문명을 잇는 길목이었다. 그래서 이 지역은 크고 작은 영토싸움이 끊이질 않았다. 그때마다 땅의 경계와 주인이 바뀌었다. 아라비아, 소아시아, 이집트 등지에서 온 종족들이 이 땅에 들어와 자기들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투쟁했다. 마치 오늘날 팔레스타인이 세계 열강의 각축장이 된 것과 비슷하다고 하겠다.

 바로 이 지역에 히브리인들이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들은 사실 영토가 없는 백성이었다. 그들은 일정한 사회에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며 땅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가나안 땅을 얻기 위해 가나안 족속들과 피나는 투쟁을 벌여야 했다. 그들은 야훼 하느님께서 자신들을 그 땅으로 인도하시고 승리를 안겨 주신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에게 주신 사실을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위대한 행동으로 고백하고 있다. 후에 예배자들은 첫 열매를 바칠 때마다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주님께서는 강한 손과 뻗은 팔로, 큰 공포와 표징과 기적으로 저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셨습니다. 그리고 저희를 이곳으로 데리고 오시어 저희에게 이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셨습니다"(신명 26,8-9).

 가나안 땅은 암석이 많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는 표현이 매우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고대 이스라엘에 젖과 꿀이 풍부하다는 것은 낙원의 축복을 상기하는 말이었다. 황량한 광야에서 헤매던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가나안은 꿈에 그리던 낙원 같은 곳이었다.


 
▲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3-01-2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30

루카 1장 66절
정녕 주님의 손길이 그를 보살피고 계셨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