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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궁금증] 63. 성경에서 예수님은 왜 비유로 말씀하셨을까

하느님 나라는 논리와 상식 뛰어넘는 신비… 대중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비유 들어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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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이 비유의 소재로 사용한 혼인잔치를 그린 `카나의 혼인잔치`(지오토 작, 1306년).

   복음서에는 약 40개 비유가 나온다. 예수님의 다양한 비유 말씀은 예수님 당시 사람들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에게도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하느님 나라는 우리 논리와 상식을 뛰어넘는 신비이기에 비유 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예수님 시대에 글을 쓰거나 읽을 줄 아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때문에 여러 부류 다양한 사람들을 상대로 설교할 때, 어렵고 지루한 설명은 피해야 했다. 누구나 쉽게 알아듣고 오래도록 기억하게 하려면 비유만한 것이 없다. 아무리 심오한 하늘 나라 진리라 해도 일상생활에서 겪는 체험을 바탕으로 상징과 비유, 예화와 우화를 곁들여 설명한다면 귀에 쏙쏙 들어오기 마련이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예수님께서 비유 없이는 말씀하지 않으셨다고 전한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이 모든 것을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다"(마태 13,34). 대중에게 하느님 나라 신비를 가르치실 때 직접적으로 말씀하신 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실제로 예수님께서 비유로 말씀하신 그물, 물고기, 값진 진주, 밀가루와 누룩, 밀과 가라지, 혼인잔치 등은 당시 팔레스티나 서민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였다.

 호기심 많은 제자들은 예수님께 "왜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십니까?"(마태 13,10)하고 묻는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하는 이유는 저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희의 눈은 볼 수 있으니 행복하고, 너희의 귀는 들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마태 13,13.16)고 하신다. 비유로 말씀하신 후에는 제자들에게 따로 그 비유를 자세히 설명해주셨다(마태 4,18-23; 루카 8,11-15; 마르 14,13-20).

 인간의 말(言)은 어떤 사실과 의미를 전달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그러나 말은 그 특성상 화자(話者)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담아내는 데에 부족한 점이 많다. 생각이나 느낌을 전달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듣는 이의 경험이나 주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유는 아주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 방법이 된다. 예수님께서는 그 누구도 보거나 생각한 적이 없는 하느님 나라와 당신 아버지를 그려 보이기 위해 다양한 비유를 사용하신 것이다. 비유를 통해 "어떠한 눈도 본 적이 없고 어떠한 귀도 들은 적이 없으며 사람의 마음에도 떠오른 적이 없는 것들"(1코린 2,9)을 이해하는 열쇠를 주셨다.

 예수님께서는 비유로 말씀하신 후 거듭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마르 4,9)고 말씀하신다. 비유를 듣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숨어있는 뜻을 잘 알아 새기고 그 가르침대로 실천하라는 말씀이다. 예수님 말씀을 잘 알아들으려면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자신이 가진 오해와 편견을 내려놓고, 순수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아들여야 비유의 참뜻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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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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