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성경 속 궁금증] 65. 성경에서 입맞춤의 의미는 무엇인가

친밀함에 대한 외적 표현이자 존경 표시…주 님 팔아넘긴 유다에 의해 ''배반'' 상징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유다의 입맞춤`(바르나 다 시에나 작, 1356년).
 
 
   입맞춤은 공적 전례 때 사람이나 사물에 대한 공경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오래된 전례 전통이다. 현재의 교회 전례에서는 제대와 복음서에 입맞춤으로 경의를 표하고 있다. 입맞춤은 예로부터 모든 문화에서 통속적 의미를 초월하는 의미를 갖는다. 입맞춤을 통해 힘이 옮겨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는 신전 입구 문지방과 제단과 신상에 종교 의례로 입맞춤을 했다. 이집트에서도 신과 동일시되는 지배자의 양발에 입맞춤하는 관습이 있었다. 동지적 결속에 대한 표시로서 같은 조직에 속한 사람들끼리 입맞춤을 하기도 했다.

 성경에 나오는 입맞춤은 일종의 친밀함에 대한 외적 표현이다. 또한 화해나 친밀감의 회복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래서 입맞춤은 보통 선의의 징표이자 신뢰와 우호, 화해와 애정을 나타낸다(창세 45,15). 구약성경에서 입맞춤은 존경의 표시로 사용됐다. "주님께서 아론에게 말씀하셨다. `모세를 만나러 광야로 가거라.` 그래서 아론은 길을 떠나 하느님의 산에서 모세를 만나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탈출 4,27).

 성경에서 입맞춤은 순명이나 복종의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사무엘이 사울에게 입맞춤하는 것은 하느님에게 선택된 왕에게 순명의 뜻을 표한 것이다. "사무엘은 기름병을 가져다가, 사울의 머리에 붓고 입을 맞춘 다음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당신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그분의 소유인 이스라엘의 영도자로 세우셨소.`"(1사무 10,1). 루카복음 15장 탕자의 비유를 보면 아버지는 돌아온 작은아들의 목을 껴안아 아들로 하여금 그의 발아래 엎드리는 행동을 막으며 입맞춤으로 용서와 친교의 사랑을 드러낸다.

 발에 입맞춤하는 것은 회개와 용서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루카복음에서 죄 많은 여자가 눈물로 예수님의 발을 적시고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는 그 발에 입맞추었다. "예수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다"(루카 7,38).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 신자들이 서로 인사할 때 입맞춤을 했다. 베드로 사도도 신자들끼리 사랑의 입맞춤으로 인사를 하라고 가르쳤다. 입맞춤은 초대교회의 일반적 인사였음을 알 수 있다. "여러분도 사랑의 입맞춤으로 서로 인사하십시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가 있기를 빕니다"(1베드 5,14).

 우상숭배의 경우에도 바알 앞에 무릎을 꿇고 그 상에 입맞춤했다(1열왕 19,18). 특히 양발에 입맞춤하는 것은 무조건적 복종을 의미한다.

 입맞춤은 본래 애정과 헌신의 표시였지만 주님을 배반한 유다에 의해 배반의 표시로 변하게 됐다. "그분을 팔아넘길 자는, `내가 입 맞추는 이가 바로 그 사람이니 그를 붙잡으시오.` 하고 그들에게 미리 신호를 일러두었다. 그는 곧바로 예수님께 다가가, `스승님, 안녕하십니까?` 하고 나서 그분께 입을 맞추었다"(마태 26,48-49).

 이처럼 성경에서 입맞춤은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교구장 비서실 수석비서)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3-03-1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30

지혜 7장 10절
나는 지혜를 건강이나 미모보다 더 사랑하고 빛보다 지혜를 갖기를 선호하였다. 지혜에서 끊임없이 광채가 나오기 때문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