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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궁금증] 67. 성경에 나오는 만나는어떤 음식인가

빵이 아니라 이슬처럼 내리는 희고 단 형성물…하느님 사랑 상기시킨 증거물로 성체의 예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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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나를 모으는 이스라엘 백성(로베르티 작, 1479년).
 
   성경을 보면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를 탈출해 광야생활을 할 때 사십 년 동안 만나를 먹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정착지에 다다를 때까지 사십 년 동안 만나를 먹었다. 가나안 땅 경계에 다다를 때까지 그들은 만나를 먹었던 것이다"(탈출 16,35).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먹었던 만나는 과연 어떤 음식이었을까? 탈출기에 나오는 만나는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방황할 때,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음식이었다(탈출 16장). 이슬과 함께 내렸다는 하얀 만나는 안식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내렸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것을 긁어모아 양식으로 사용했다.

 성경에 따르면 만나는 빵이 아니었다. "이스라엘 집안은 그것의 이름을 만나라 하였다. 그것은 고수풀 씨앗처럼 하얗고, 그 맛은 꿀 섞은 과자 같았다"(탈출 16,31).

 태양이 떠오르기 전인 이른 아침에 광야의 모래 위에서 `흰 서리 같은 것`(탈출 16,14)이 발견됐다. "이슬이 걷힌 뒤에 보니, 잘기가 땅에 내린 서리처럼 잔 알갱이들이 광야 위에 깔려 있는 것이었다. 이것을 보고 이스라엘 자손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 `이게 무엇이냐?` 하고 서로 물었다. 모세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주님께서 너희에게 먹으라고 주신 양식이다`"(탈출 16,14-15).

 만나는 사막에서 자라는 나무나 관목의 잎사귀에 맺히는 이슬 모양의 형성물이다. 만나는 밤에 기온이 내려가면 비교적 단단하게 굳어지는데 맛이 단 편이다. 만나는 식량이 부족한 사막에서는 오늘날에도 식량으로 사용된다.

 오늘날도 시나이 광야를 유랑하는 베두인족은 양식으로 만(man)이라는 것을 모은다. 광야를 뒤덮는 만은 결정화된 낟알로 돼 있는데, 햇볕에 녹는다. 그 낟알들을 두드리거나 찧으면 구울 수 있게 되는데, 꿀처럼 단맛이 나고 성경의 만나와 비슷하다.

 만나는 영성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만나는 먹을 양식으로서 생명과 연관돼 있으며, 당신 백성과 함께하시고 그들을 돌보시는 하느님의 현존과 사랑을 상기시켜주는 눈에 보이는 증거물이었다. 만나는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자연적인 만나를 기적적으로 제공하셨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하느님은 자연적인 일을 기적적인 방식으로 선사하셨다. 예수님께서 기적적인 방식으로 자연적인 빵을 많게 하시고 나눠주셨듯이, 하느님께서도 당신 백성에게 시나이의 만나를 기적적인 방법으로 주셨다.

 사도 바오로는 이 만나가 성체의 예표라고 했다(1코린 10장).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계시하실 때 비유적으로 만나를 들어 말씀하셨다(요한 6장). 예수님은 구약의 만나와는 다르게 하늘에서 내려온 참된 만나로서 세상에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빵이라고 선언하신다."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요한 6,58).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 거행되는 성찬례 안에도 이와 같은 만나의 의미가 담겨 있다.


 
▲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교구장 비서실 수석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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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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