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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궁금증] 82. 성경에서 빵을 나누어주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

빵 나눔은 친교ㆍ형제적 사랑의 구체적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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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 홀바인, `최후의 만찬`, 1524~25, 스위스 바젤 쿤스트미술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빵은 생명의 음식이다. 예수님께서도 광야에서 40일 동안 단식과 기도를 하면서 악마에게 받은 첫째 유혹이 빵이었다(마태 4,1-11; 루카 4,1-13).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빵이 주된 식량이다. 그곳은 주변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벼가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그 지역 사람들은 여러 곡식으로 빵을 만들어 먹는다. 빵을 만드는 대표적인 곡식은 밀이지만 예수님 시대 당시에는 이것도 귀해서 일반 서민들은 주로 보리빵을 먹었다. 예수님께서 기적을 통해 만들어내신 빵도 보리빵이었다(요한 6,9).

 구약에서 가장(家長)은 식사를 주도하면서 시작기도를 봉헌하고 음식에 축복한 뒤에 다른 음식에 앞서 빵을 나눠줬다. 빵은 칼로 자르지 않고 손으로 떼어서 먹었다. 그래서 다른 이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도 매우 간단했다. 물은 돌려 마시고 빵은 그냥 떼어서 나눠 먹으면 됐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많게 하는 기적(마르 6,41)을 일으키시고 이를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셨다. 또한, 최후 만찬에서는 이렇게 하셨다.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마르 14,22).

 예수님은 자신을 생명의 빵이라고 소개하셨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 6, 35). 성 목요일 저녁,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와 함께한 식탁 풍경이다. 이로써 예수님은 성체성사를 제정하셨다. 예수님께서 빵을 쪼개어 나누는 목적은 친교나 형제애를 표현하려는 것이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빵을 나누어 먹는 것은 단순히 밥을 같이 먹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만약 어떤 사람과 빵을 함께 자주 먹는다는 것은 그 사람과 가까운 사이, 곧 친구임을 뜻한다. 따라서 빵을 함께 나누는 것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룸을 뜻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배고픈 이들에게 직접 빵을 나눠 주신다. 당신을 따르느라 굶주린 군중을 위해 제자들이 가져온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드시고 하느님께 찬미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사람들에게 나눠주라고 하신다(마태 14,13-21). 오천 명을 먹이고 남은 빵 조각과 물고기를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이처럼 자기의 빵을 굶주린 이와 나눠 먹는 것은 믿는 이들에게 큰 의무로, 형제적 사랑의 구체적 표현으로 여겨졌다.
 예수님은 단식하고 고행을 하는데도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며 불만을 품은 이들을 향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 (중략)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이사 58, 6-7).

 그리고 배고픈 이에게 빵을 나누어주지 않는 것은 죄가 됐다. "자네는 목마른 이에게 물을 주지 않았고 배고픈 이에게 먹을 것을 거절하였네"(욥 22,7).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하느님의 빵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요한 6,33)이라고 말씀하시며 당신 자신이 바로 `생명의 빵`(요한 6,35)이라 선언하셨다. 신약성경에서 빵을 나눈다는 의미는 생명, 즉 구원을 나눈다는 의미가 된다.


 
▲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교구장 비서실 수석비서)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3-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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