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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궁금증] 84. 성경에서 나팔은 어떤 의미인가?

전쟁 승리 선포나 예배 시작 알리는 신호… 신약성경에서는 부활을 상징적으로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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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안족의 야영지에 불을 지른 기드온`, 제르미 르 필뢰르, 17세기경, 유화, 루브르박물관, 파리.
 

   나팔은 고대 악기 중에서 가장 큰 소리를 내는 악기였다. 그래서 무엇을 선포하거나 신호를 주는 목적으로 나팔을 자주 사용했다. 나팔은 공기관의 길이가 짧아 소리 낼 수 있는 음정 수가 매우 제한돼 있다. 나팔은 산양이나 소의 활 모양으로 굽은 뿔로 만들었다.

 예수께서는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마태 6,2)고 하셨다. 보통 유다인들은 성전이나 회당에 들어갈 때 입구에 모여 있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주어 자선을 베풀었다. "모태에서부터 불구자였던 사람 하나가 들려 왔다. 성전에 들어가는 이들에게 자선을 청할 수 있도록, 사람들이 그를 날마다 `아름다운 문`이라고 하는 성전 문 곁에 들어다 놓았던 것이다. 그가 성전에 들어가려는 베드로와 요한을 보고 자선을 청하였다"(사도 3,2-3).

 유다인들은 자비를 베풀 때 나팔을 불었다. 당시 이 행위는 일반적으로는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것이지만, 회당에서 그렇게 하는 것은 예배의식을 방해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실제로 그러한 관습이 시행되었다는 증거는 없다. 대개는 전령들이 어떤 일을 공개적으로 알릴 때나 배우 혹은 투사들이 극장 안으로 들어갈 때 나팔을 불었다. 그들이 들어가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따라서 자선을 베풀 때 나팔을 불지 말라는 표현은 비유로 이해해야 한다. 안식일에 회당지기가 지붕에 올라가 안식일임을 알릴 때도 나팔을 여섯 번 부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나팔을 분다는 말은 단순히 허식과 과장을 동반한 자선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성경에서는 나팔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온다. 나팔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된 것은 주로 전쟁 때였다. 전쟁을 소집하거나 공격의 개시, 마침을 알리기 위해 사용했다. 혹은 적들의 공격을 경고하기 위해서도 사용했다. 전쟁의 승리를 선포할 때도 사용했다. 이처럼 나팔소리는 인간의 힘과 능력을 나타내기도 한다.

 또한 유다인들은 나팔로 예배 시작 시각을 알렸고, 이를 자신들의 찬양에 반주로 사용하기도 했다. 나팔이 예배에서 중심적 역할을 했던 경우는 속죄일이었다. 옛날에는 나팔에 속죄의 기능과 하느님을 달래는 기능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팔을 길게 불면 백성은 시나이산에 오를 수 있었다(탈출 19,13).

 신약성경에서 나팔은 부활을 상징적으로 알린다. 그래서 마지막 나팔소리가 울리면 죽은 자들은 부활해서 영원히 살게 된다. "나팔이 울리면 죽은 이들이 썩지 않는 몸으로 되살아나고 우리는 변화할 것입니다. 이 썩는 몸은 썩지 않는 것을 입고 이 죽는 몸은 죽지 않는 것을 입어야 합니다"(1코린 15,52-53).

 신약성경의 저자들은 최종적 승리를 거두고 확고히 세워진 당신 왕국에 가시적으로 다시 오시는 예수를 `나팔소리`와 함께 묘사했다. "명령이 떨어지고 대천사의 소리와 하느님의 나팔소리가 들릴 때, 주님이 친히 하늘에서 내려오실 것입니다"(1테살 4,16). 예수께서 승천하실 때 천사가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신 저 예수께서는 여러분이 본 승천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오"(사도 1,11).


▲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교구장 비서실 수석비서)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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