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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궁금증] 91. 성경에서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하느님 전적으로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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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오토 디 본도네,`가난 부인과 결혼하는 성 프란치스코`, 1296~1298년께, 프레스코화, 성프란치스코 대성당, 아시시, 이탈리아.

   가난이란 일반적으로 사회적, 물질적 결핍을 의미한다.

 구약성경에서는 재물을 하느님의 축복이며 인간이 희망하는 대상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시대의 변천과 함께 사회구조가 바뀌면서 사회에 불의와 부정이 생기게 됐다. 또한 사회적 가난과 물질적 결핍의 원인이 권력자나 부자들의 착취와 이웃에 대한 무자비함으로 인식됐다. 그래서 이런 부정한 현상은 하느님 심판의 대상이 됐다. "너희가 힘없는 이를 짓밟고 도조를 거두어 가니 너희가 다듬은 돌로 집을 지어도 그 안에서 살지 못하고 포도밭을 탐스럽게 가꾸어도 거기에서 난 포도주를 마시지 못하리라"(아모 5,11).

 성경에서는 점차로 가난하고 압제 받는 자는 선량한 사람들이며 의롭게 살려고 노력하는 이들의 대명사가 됐다. 특히 역사적으로 이스라엘의 바빌론 포로생활 이후에는 `가난한 이와 억압받는 이`가 축복받을 의인들에 대한 상징적인 표현이 됐다.

 신약성경에서 가난은 예수님 자신의 생활이나 제자들에게 요구한 생활조건이 된다. 이는 예수님의 산상수훈에도 잘 드러난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3).

 여기에서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마음으로 가난한 사람이란 경제적 사회적인 상태보다는 정신적 성향이나 마음의 자세를 말한다. 즉, 겸손한 자세로 하느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사람, 자신의 어떤 것에도 애착을 갖지 않고 온전히 하느님의 뜻을 위해 자신을 비운 사람이다.

 보통 사람들은 어떤 것을 소유해야 행복하다고 생각하는데 예수님은 오히려 애착을 버려야 행복하다고 가르친다. 즉 행복은 조건으로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자세로 느껴지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으로 가난한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행복하다. 그리고 예수님 자신도 죽기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주고 가난하게 되셨다(마태 26,26-28 참조).

 그래서 사도들도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가난하게 생활했으며 부자들에게 경고하며 자선을 베풀 것을 강조하고, 가진 바를 이웃과 나누라고 가르친다(마태 25,35-46). 가난한 이들에게 베푸는 자선은 형제애의 주요한 증거가 된다. 그리고 이는 또한 정의를 실천하는 일이며,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기도 하다.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루카 3,11).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가난한 상태가 되시어 이 세상에 오셨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필리 2,6-7).

 이 모든 것도 하느님의 뜻이었다. 이러한 희생은 인류에게 영원한 생명의 길을 열어 줬다. 오늘같이 물질중심의 시대에 그리스도인은 진정으로 `가난하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세상에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 그리스도인은 먼저 물질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야 한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기 때문이다(루카 16,13 참조). 재물과 이기심을 벗어나 하느님만을 섬기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가난한 사람이며 행복한 사람이다.


 
▲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교구장 비서실 수석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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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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