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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생명이야기] 22. 생명의 어머니 마리아 Ⅱ- 마리아의 모성애

지영현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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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습니다.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 여인은 아기를 배고 있었는데, 해산의 진통과 괴로움으로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표징이 하늘에 나타났습니다. 크고 붉은 용인데,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이었으며 일곱 머리에는 모두 작은 관을 쓰고 있었습니다. 용의 꼬리가 하늘의 별 삼 분의 일을 휩쓸어 땅으로 내던졌습니다. 그 용은 여인이 해산하기만 하면 아이를 삼켜 버리려고, 이제 막 해산하려는 그 여인 앞에 지켜 서 있었습니다”(묵시 12,1-4).



교회와 마리아의 신비 사이의 상호 연관성은 묵시록에서 묘사된 ‘큰 표징’ 속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하늘에는 큰 표징이 나타났습니다. 한 여자가 태양을 입고 달을 밟고 별이 열두 개 달린 월계관을 머리에 쓰고 나타났습니다”(12,1). 교회는 이 표징 속에서 자기 자신이 지닌 신비의 모상을 발견합니다. 역사 속에 존재하는 교회는 지상에 하느님 왕국의 ‘시작과 싹’을 심는다는 의미에서 역사를 초월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교회는 이 신비가 마리아 안에서 완전하고도 전형적으로 완성됨을 봅니다. 마리아는 영광을 입으신 여성입니다. 하느님의 계획은 그분 안에서 지고한 완전성을 가지고 수행될 수 있었습니다.

묵시록은 그 ‘태양을 입은 여자’가 ‘아이를 가졌다’(12,2)고 말해 줍니다. 교회는 자신 안에 세상의 구세주이신 주 그리스도를 모시고 있음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교회는 남녀들을 하느님의 새 생명 안에 새롭게 태어나도록 함으로써 세상에 그리스도를 제공하도록 부름 받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그 사명이 마리아의 모성애 때문에 가능해졌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마리아께서는 ‘하느님에게서 나신 하느님’, ‘참된 하느님에게서 나신 참된 하느님’을 잉태하고 낳으신 분입니다. 마리아께서는 참으로 하느님의 어머니, 천주의 모친(Theotokos)이십니다. 하느님께서 모든 여성에게 주신 모성애의 소명은 그분의 모성애 안에서 가장 높은 단계에 다다르게 됩니다. 그러므로 마리아께서는 교회의 전형이시며, ‘새로운 하와’, 믿는 이들의 어머니, ‘인류’의 어머니(창세 3,20 참조)라고 불립니다.

교회의 영적 모성애는 오직 해산의 고통과 ‘진통’(묵시 12,2 참조), 다시 말해서 여전히 세상을 떠돌아다니면서 인간의 마음에 영향을 주고 그리스도에게 저항하는 악의 세력과의 끊임없는 긴장을 통해서 성취되며, 교회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한복음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며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요한 1,4-5).

교회와 마찬가지로 마리아도 고통 속에서 모성애를 실천해야만 했습니다. “이 아기는… 반대를 받는 표적이 되어… 당신의 마음은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 반대자들의 숨은 생각을 드러나게 할 것입니다”(루카 2,34-35). 구세주께서 지상생활을 시작하실 바로 그때 시메온이 마리아에게 하는 이 말은 예수에 대한 거부를 요약하여 예시합니다. 갈바리아에서 절정에 이르게 되는 이 거부는 예수와 더불어 마리아에 대한 거부이기도 합니다. ‘십자가 밑에 서 계신’(요한 19,25 참조) 마리아는 당신 아드님께서 자신을 내어주시는 그 헌신에 참여하십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을 봉헌하시고, 그분을 내어주시고, 세상 끝날까지 우리를 위해서 그분을 낳아주십니다. 예수님의 잉태를 예고 받은 그날의 “예”라는 대답은 십자가의 날에 그 충만한 완성에 다다릅니다. 그날은 마리아께서 제자가 되는 모든 사람들을 받아들여 당신의 자녀로 낳아주시며, 그들 위에 당신 아드님의 구원하시는 사랑을 부어주시는 때입니다. “예수께서는 당신 어머니와 그 곁에 서 있는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먼저 어머니에게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하고 말씀하셨다”(요한 19,26).

그러므로 두려움과 고통 안에서도 모든 이들을 위해 생명을 받아들이시고 그 생명을 사랑에 차 보살피신 그 모성애를 통해 마리아는 교회와 생명을 향해 다시 태어난 사람들의 어머니, 곧 생명의 어머니, 하느님의 생명을 나누어 받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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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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