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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상징] 17 - 신전(성전)

하느님을 만나는 거룩한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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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 레바논 바알벡에 있는 주피터 신전 내부
 

고대 신전은 사람들 집회소가 아니고 신(神)들의 거주지였다. 당연히 신전은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신전 건축양식은 종교에 따라 다양하다. 메소포타미아 문화의 신전은 정교하게 설계되고 장식돼 있다. 계단양식으로 된 신전 맨 꼭대기에는 신들이 기거하는 공간으로 특정한 제사장들만이 출입할 수 있었다. 고대 이집트에도 신전이 있었으나 당시 종교의 주된 관심사는 내세였기에 피라미드형 무덤들이 주요 성지이자 가장 친숙한 건축 유산이 됐다. 고대 이집트 신전은 우주의 구조를 나타내며, 또한 신들과 인간 사이의 종교적 관계를 나타낸다.
 잉카인과 마야인 신전은 돌로 만들었는데 뛰어난 조각 기술을 엿볼 수 있다. 유다인들 성전도 우주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하늘과 땅, 지상과 지하를 수직으로 연결한다. 신전 계단은 하늘로 상승하는 의미와 신자의 영적 향상을 상징한다. 예루살렘 신전은 우주의 중심이었으며 신과 이스라엘 민족이 교류하는 장소였다.
 구약성경에서 성전은 하느님이 거주하는 장소이며 인간이 하느님을 만나는 거룩한 장소였다. 솔로몬은 예루살렘 모리야 산에 주님의 집을 지었다(2역대 3,1). 그러나 이 성전은 B.C. 587년에 예루살렘이 바빌론에 함락되면서 불타 없어졌다. 바빌론 유배에서 풀려난 이스라엘 백성은 예루살렘에 돌아와 성전을 다시 지었다.
 예루살렘 성전 재건은 에제키엘 예언서에 자세히 묘사돼 있다(에제 40,1-44,9). 이사야 예언자는 성전이 `모든 민족들을 위한 기도의 집`이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한다(이사 56,7). 이로써 예루살렘 성전은 단순히 유대 민족의 종교적 예배의 중심지뿐 아니라 전 인류의 중심이 됐다. 그러나 재건된 성전도 A.D. 70년께 로마 군인들이 파괴해 그 웅장한 모습을 지금은 볼 수 없다.
 거룩한 성전 건축에는 채석장에서 다듬은 돌을 사용했다. 그래서 건축 현장에서는 망치나 정이나 그 어떤 쇠 연장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1열왕 6,7).
 성전이 완성되고 야훼의 언약궤가 성소로 운반된 후 구름이 주님의 집을 가득 채웠다. 성전의 구름은 하느님의 능력과 기운이 작용하는 장소임을 상징한다(1열왕 8,10-11).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성전의 외적 형태가 아니다.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오직 그들의 깨끗한 마음과 바른 행동이다(예레 7,3-15).
 신약성경에서는 성전이 또 다른 새로운 의미로 전환된다. 진정한 성전은 이 세상의 돌로 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으로 지어진다는 것이다(요한 2,19). 더 나아가 세례 받은 그리스도교 신자들 자신이 바로 하느님이 머무르시는 성전이 된다.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1코린 3,16)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8-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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