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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상징] 32. 어깨 : 충실한 봉사 노동 상징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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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들레헴 목자들의 들판 성당(프레스코화).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로 이어지는 3대의 목동들을 주인공으로 해 아기 예수님 탄생에 대한 인간들의 다양한 표정을 그린 작품.
 
어린 시절, 큼지막한 짐을 어깨에 올리고 자유롭게(?) 옮기는 어른들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좀 더 커서 나도 짐을 어깨에 올리고 옮길 수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짐을 안아서 옮기는 것보다 훨씬 편했다. 무거운 물건을 안아서 옮기려면 앞이 잘 안 보일뿐 아니라 걷는 것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은 어깨를 `사람의 몸에서, 목의 아래 끝에서 팔의 위 끝에 이르는 부분`이라고 정의한다. 은유적으로는 어깨로 무거운 짐을 옮기듯, 인생의 무거운 짐을 진다고 해 책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깨가 가볍다하면 무거운 책임에서 벗어나 마음이 홀가분하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집트에서는 어깨에 손을 얹는 행위는 국가나 혹은 개인이 책임을 넘긴다는 가시적 표시가 되기도 했다. 또한 다른 이의 어깨에 기대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의지와 친밀감을 표시한다.
 성경에서 어깨는 충실한 봉사의 상징이 된다(1역대 5,15). 그래서 굳은 목과 돌려진 어깨는 불순종의 상징이 된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순종하는 자의 어깨에서 무거운 짐을 벗겨 주신다. "내가 그의 어깨에서 짐을 풀어 주고 그의 손에서 광주리를 내려 주었다"(시편 81,7).
 책임 있는 봉사자 아론도 하느님 앞에서 이스라엘 자손들 이름을 새겨 넣은 보석을 두 어깨에 메었다. "이 보석 두 개를 에폿의 양쪽 멜빵에 이스라엘 자손들을 기념하는 보석으로 달아라. 이렇게 아론은 주님 앞에서 그들의 이름을 기념하여 양어깨에 짊어지게 되는 것이다"(탈출 28,12).
 또한 어깨는 노동을 위한 하나의 상징이었다. 목동들은 어린양을 목 뒤로 어깨 위에 걸쳐서 운반했다. 마음이 온유한 목자가 잃어버린 양을 찾고 즐거워하며 어깨에 메는 것은 봉사, 즉 지배의 상징이다. "그러다가 양을 찾으면 기뻐하며 어깨에 메고 집으로 가서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 하고 말한다"(루카 15,5-6).
 무거운 짐 또한 어깨 이미지와 잘 연관돼 있다. 예수님께서 바리사이인들과 율법 교사들을 비난할 때 어깨 이미지를 사용했다. "또 그들은 무겁고 힘겨운 짐을 묶어 다른 사람들 어깨에 올려놓고, 자기들은 그것을 나르는 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마태 23,4).
 포로 생활과 노예살이에 대한 묘사들은 무거운 짐을 진 어깨 이미지들로 가득 찼다. "내가 그의 어깨에서 짐을 풀어 주고 그의 손에서 광주리를 내려 주었다"(시편 81,6). 주로 짐승들 어깨에 묶어서 사용한 멍에는 노예들이 어떠한 취급을 받았는지를 보여준다.
 위엄의 한 상징으로서 사람을 어깨에 태우는 것으로 표현했다.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민족들에게 내 손을 쳐들고 겨레들에게 내 깃발을 올리리라. 그러면 그들은 네 아들들을 품에 안아 데려오고 네 딸들을 어깨에 메고 오리라`"(이사 49,22).
 에제키엘 예언자는 이스라엘이 유배를 당해 치욕을 당할 것임을 예언했다. "그들 가운데에 있는 수장은 어두울 때에 짐을 어깨에 메고, 사람들이 그를 내보내려고 벽에 뚫어 놓은 구멍으로 나갈 것이다. 그는 자기 눈으로 그 땅을 보지 않으려고 얼굴을 가릴 것이다"(에제 12,12).
 가톨릭 사제가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제의를 입을 때 맨처음 아마포로 된 장방형의흰 천인 개두포를 어깨 위로 걸치게 된다. 개두포는 `구원의 투구`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사제는 미사 전 개두포를 두르면서 "주님, 제 머리에 투구를 씌우사 마귀의 공격을 막게 하소서" 라는 기도를 올린다. 어깨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9-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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