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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속 상징] 41. 빵 : 빵을 나눠먹는 것은 사랑의 표현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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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은 밀가루나 호밀가루 등에 소금과 물 등 재료를 넣어 반죽한 뒤 불에 굽거나 찐 음식이다. 빵이라는 단어는 포르투갈어에서 온 말이다.
 밀의 원산지인 메소포타미아 가까운 지역에서 밀을 빻아 얇게 굽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7000년 무렵까지 올라간다. 밀가루를 발효시켜 만드는 오늘날 같은 빵은 기원전 4000년 전 고대 이집트에서 처음으로 만들었다. 이집트의 태양, 만물의 신 오시리스는 곡물의 신이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기원전 1000년 무렵부터 보릿가루로 납작한 빵을 만들어 먹었다.
 고대 로마에서 제빵 기법은 귀족과 교회를 중심으로 발전했기에 종교와 함께 확산됐다. 이러한 이탈리아 제빵 기법이 프랑스로 전해져 오늘날 유럽 빵의 기초가 됐다.
 한국에는 조선 말엽 비밀리에 입국한 선교사에 의해 처음으로 알려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들 선교사들이 숯불을 피워 구운 것이 마치 우랑(牛囊)과 같다고 해 우랑떡이라 했다. 8ㆍ15광복과 6ㆍ25를 겪으면서 원조물자로 공급된 빵은 급속도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에는 이미 왕정시대부터 빵 만드는 직업이 있었다(호세 7,4). 예루살렘에는 빵 굽는 거리까지 있었다(예레 37,21). 일반 백성은 집에서 직접 빵을 만들어 먹었다. 가루를 빻고 빵을 굽는 일은 주부의 일상 작업 가운데 하나였다(창세 18,6).
 부자의 식탁이나 큰 잔치의 주된 음식은 늘 빵이었다. 손님을 접대할 때에 우선 마련하는 것도 빵이었다(창세 18,5.6). 가난한 서민의 끼니는 빵과 물이 전부였다(탈출 23,25). 빵에다 포도주를 곁들이면 풍성한 기쁨의 잔치를 뜻한다(창세 14,18).
 이스라엘인에게 빵을 나눠 먹는 것은 단순히 함께 식사를 하는 것 이상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규칙적으로 누구와 빵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그 사람과 절친한 사이, 곧 친구임을 뜻한다. 또한 빵을 함께 나눔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룬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굶주린 이와 빵을 나눠 먹는 것은 이스라엘인의 큰 의무이며 사랑의 구체적 표현으로 여겼다.
 40일간 단식을 마친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시지만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 4,3-4)고 단호히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는 배고픈 이들을 위해 빵의 기적을 이루시고 직접 빵도 나눠주신다(마태 14,13-21).
 빵은 이처럼 예수님 생애와 그리스도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수님은 자신을 생명의 빵이라고 소개하신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 6,35).
 예수님께서는 성 목요일 저녁 열두 제자와 함께한 식탁에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셨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받아 먹어라. 이는 내 몸이다"고 하셨다.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남김없이 양식으로 내어주신 예수님은 오늘도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의 빵, 우리의 밥이 되어 주신다. 우리는 매일 삶 속에서 육신을 살찌게하는 빵만이 아니라 영혼을 살찌게하는 생명의 빵, 생명의 예수님을 애타게 찾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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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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