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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해-성경의 땅을 가다] (8) 하느님의 체험 함께 나눌 때 감동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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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트 수도 카이로 외곽 기자에 있는 쿠푸왕의 피라미드.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할 명예와 부를 조금은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여태껏 앞으로만 달려온 인생이지만 이제 남은 인생에서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조금이라도 알고 싶어 여기에 왔습니다."
 "6.25 때 전쟁터에서 부상을 당해 야전병원에 입원했을 때 일입니다. 옆 병상에 폭탄으로 두 팔을 잃은 군인이 누워 있었습니다. 그는 어깨만 남아있는 짧은 팔로 힘겹게 십자성호를 긋고 기도하곤 했습니다. 나중에야 그 기도가 삼종기도란 것을 알았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그 경건한 모습이 늘 생각났고 드디어 저도 세례를 받게 됐습니다."
 "형님이 중한 병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았습니다. 이것이 형님과 함께하는 마지막 여행일 겁니다. 거룩한 성지에서 옛 이야기를 나누며 생애 가장 귀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평생 고생만 한 아내에게 고맙다는 선물로 함께 성지순례를 왔습니다."
 성지순례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각자의 솔직한 체험을 나눌 때가 아닐까? 같은 성지를 함께 순례하지만 각자가 보고 느끼는 것은 다 다르다. 각자 마음에 다가와 주신 하느님 체험을 함께 나눌 때 그것은 더 이상 한 개인의 경험만이 아니다. 오병이어의 놀라운 기적을 또 한 번 체험하게 된다.
 크리스탈호는 이집트 항구도시 포트사이드에 도착했다. 여행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국경을 넘으면 전혀 다른 환경이 우리를 기다린다. 그것도 여행이 주는 재미일 것이다. 항구에 내려 버스가 기다리는 곳으로 가는 동안 수없이 많은 상인들이 걷기가 힘들 정도로 붙잡는다. 히잡을 쓴 여인들이 많은 것을 보니 여기가 이슬람 국가라는 게 실감난다. 고대문명 발상지인 이집트는 16세기 당시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았으며, 오늘날 아랍과 중동지역에서 정치적ㆍ문화적 중심 국가를 이루고 있다.
 버스로 한참 달려 카이로 외곽 기자에 있는 이집트의 대표적 이미지인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둘러보았다. 기자의 피라미드 중 이집트 제4왕조 쿠푸왕의 피라미드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다. 원래는 높이 147m로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꼭대기 부분이 10m 가량 파손돼 현재 높이는 137m이다. 밑변은 230m에 이르고, 평균 무게 2.5t의 석재 230만 개를 정교하게 쌓아올려 만들었다고 한다. 밑변 꼭짓점들은 정확하게 동서남북을 향하고 있다.
 기원전 2500년께 사람의 힘으로 저 거대한 건축물을 지었다니 그야말로 `불가사의` 자체였다. 고대 이집트를 대표하는 건축 양식인 피라미드는 처음에는 왕의 무덤으로 건조됐으나 나중에는 왕족의 무덤으로도 축조됐다. 피라미드 아래쪽 스핑크스는 태양신의 모습을 하고 있다. 사람 머리에 몸통은 사자 모습을 하고 있다.
 이어서 방문한 카이로 국립 박물관은 수많은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가히 보물창고였다. 유물만큼이나 박물관을 찾은 사람들도 많아 전시된 유물 사이로 떠밀려 가는 느낌이 들었다. 관람객의 눈을 잡아끄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와 황금 관이다. 이집트 제18왕조 제12대 왕인 투탕카멘은 18살 어린 나이에 요절했다. `투탕카멘의 저주`는 유명한 이야기다. 그의 무덤을 발굴할 당시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이 의문의 죽음을 맞은 데서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전설은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는 낭설로 입증됐다.
 이집트 거리에서 흥미로운 것은 사람들이 모여 앉아 홍차를 마시는 모습이다. 설탕을 숟가락으로 듬뿍 넣어 마신다. 이집트는 사막기후라 먼지가 많아 담석증에 쉽게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수분과 당분을 꾸준히 섭취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문제가 있으면 해결방법도 있다는 말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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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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