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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해-성경의 땅을 가다] (12) ''마음으로 가난한 삶'' 이란?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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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께서 세례받으신 것을 기념하는 요르단 강 세례터.
 

   갈릴래아 호수가 눈앞에 펼쳐진다. 예수님께서 복음 선포를 시작하셨던 곳이다. 왜 이런 시골에서 복음 선포를 시작하셨을까? 이곳 지역을 순례하다 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가파르나움 근처 산 위에는 산상설교 기념성당이 세워져 있다. 성당 뒷마당에서는 갈릴래아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 옛날 사람들이 언덕 밑으로 자리를 잡고 앉아 예수님 말씀을 들었을 것이다. 푸르른 생명의 땅, 나무들과 갈대, 꽃들이 어우러져 있는 이곳에서 행복에 대해 말씀하신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원한다. 그런데 문제는 행복이 아닌 것을 진정한 행복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마음으로 가난한 삶`이란 어떤 것일까?
 마음(영)으로 가난한 사람이란 성경에서는 `하느님의 가난한 자`(anavim)를 지칭한다. 즉, 겸손한 자세로 하느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사람, 자신의 어떤 것에도 애착을 갖지 않고 온전히 하느님 뜻을 위해 자신을 비운 사람이다. 사람들은 많은 것을 소유해야 행복하다고 생각하는데 예수님은 오히려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가르치신다. 예수님의 설교 모습을 생각하며 성당 아래쪽 언덕과 호수를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타브가에 있는 빵의 기적 기념 성당. 예수님께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을 기념하는 성당이다. 성당 제대 아래로 예수님께서 기적을 행하셨다는 바위가 눈에 띄었다. 제대 앞 바위 밑으로는 물고기 두 마리와 빵 네 개가 들은 성합이 아름답게 모자이크돼 있다. 빵이 네 개인 이유는 미사를 통해 성체성사로 나머지 빵을 채우기 때문이라 한다. 또는 이웃에게 빵을 나눈 결과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빵의 기적 기념 성당 근처에 베드로 수위권 성당이라고도 불리는 부활하신 그리스도 발현 성당이 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셨다는 바위가 보인다(요한 21,1-17). 함께 식사를 한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갖는 것 같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스승과 식사했던 제자들 마음은 어떠했을까?
 예수님의 제 2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가파르나움 베드로 집터 위에 팔각형 모양 현대식 성당이 있다. 우리 순례단은 미사를 봉헌하며 혼인성사 갱신예절을 거행했다. 배우자에게 반지를 끼워주며 혼인을 갱신하는 많은 형제자매들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일명 베드로 고기로 점심을 먹고 우리는 요르단 강에 도착했다. 예수님께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던 강이다. 요르단 강 발원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예수님께서 세례 받으신 사건을 기념하기 위한 세례터가 있다. 구약에서는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요르단 강을 건넜다(여호 3,8). 자신들의 땅으로 귀환하는 이스라엘 백성의 환호가 들리는 듯하다.
 또한 이곳은 요한 세례자가 세례운동을 펼친 곳이기도 하다. 요르단 강을 찾은 사람들은 발을 담그고 어린이처럼 마냥 즐거워한다. 외국인 여럿이 가운 같은 하얀 옷을 입고 침례로 세례예식을 행하고 있다. 그들은 세례예식 때 입었던 옷은 수의로 사용하려 되가져 간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요르단 강 수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요르단 강은 지중해보다 낮은 곳에서 흐르고 있는데 수위가 급격히 줄기 시작한 것은 최근 50년 동안이라 한다. 이스라엘과 요르단, 시리아 등 요르단 강 인접 국가들이 식수와 농업용수로 강물을 마구 끌어쓰기 때문이다. 강의 오염도 심각한 수준이다. 아무리 좋은 환경도 인간의 욕심에는 버티기 힘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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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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