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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상징] 99. 악수 : 상대를 안심시키는 호의적 표현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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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마다 인사말도 인사법도 각양각색이지만 가장 보편적인 인사법이 있다. 바로 두 사람이 손을 마주 내어 잡는 악수다.
 악수는 여성이 남성에게,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기혼자가 미혼자에게 먼저 청하는 것이 예의다. 그리고 악수할 때 시선은 상대방 눈을 쳐다보는 것이 좋다. 한국에서는 상대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 무례하고 도전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서구에서는 눈빛이 마주치는 것을 정직한 것으로 이해한다. 그렇기에 외국인과 악수할 때는 허리를 곧게 세우고 상호대등하게 악수를 나누는 것이 좋다.
 악수를 할 때는 보통 서로의 오른손을 내밀어 마주 잡는 것이 일반적이나 양손을 내밀어 왼쪽 손을 상대방 손등에 얹거나 오른쪽 팔이나 어깨를 만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는 친밀감과 환영, 애정을 표현하는 것이라 하겠다.
 악수는 원래 인사보다는 적의가 없음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이용됐다. 중세시대 기사들은 칼을 왼쪽 허리에 차고 있다가 오른손으로 뽑아 싸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래서 낯선 사람을 만나면 적으로 의심해 칼에 오른손을 대고 경계하며 다가가다가 상대방이 적의가 없음을 알게 되면, 칼을 잡는 오른손을 내밀어 서로의 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상대방에 대한 신뢰의 표현으로 오른손을 마주잡았다고 한다. 악수는 우리가 가장 일반적으로 하는 인사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 화해, 친밀감 등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인사법인 것이다.
 성경에서도 악수는 상대를 안심시키는 호의적 표현으로 나타난다. 악수를 하는 당사자는 적의가 없음을 드러내며, 화해의 표시로 사용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성경에서 이러한 악수의 의미를 역이용한 경우가 있다. "그래서 메넬라오스는 안드로니코스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오니아스를 제거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안드로니코스는 오니아스를 찾아가 속임수로 그를 안심시키고 악수하며 맹세까지 하였다. 그래도 계속해서 의심하는 오니아스를 설득하여 신성 도피처에서 나오게 한 다음, 정의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바로 죽여 버렸다"(2마카 4,34).
 성경에는 사도들이 악수를 나눈 것이 기록돼 있다. 예수님의 공생활을 함께 했던 베드로와 요한, 야고보 등 예수님의 열두 제자는 정통적 사도로서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바오로 사도는 과거 바리사이파였고, 그리스도교의 열렬한 박해자였다. 그런 관계로 바오로 사도가 복음을 전하는 곳에는 항상 많은 유다인들이 따라와 그의 사도권과 복음을 전하는 것을 문제 삼는 일이 많았다. 그러한 바오로 사도에게 베드로와 요한, 야고보 사도가 친교의 악수를 청하며 바오로 사도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그리고 교회의 기둥으로 여겨지는 야고보와 케파와 요한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베푸신 은총을 인정하고, 친교의 표시로 나와 바르나바에게 오른손을 내밀어 악수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다른 민족들에게 가고 그들은 할례 받은 이들에게 가기로 하였습니다"(갈라 2,9).
 이 악수에는 베드로와 요한, 야고보 사도와 바오로 사도의 친교 표시가 담겨 있다. 또 바오로 사도를 예수님 제자로 인정함과 동시에 그가 전하는 복음이 자신들이 전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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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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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13장 34절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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