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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상징] 111.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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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엽 신부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무지개는 매우 아름다운 대기 현상이다. 태양광선이 공기 중의 물방울에 의해 반사, 굴절돼 나타나는 일곱 빛깔 원호인데, 태양 반대쪽에 비가 오면 나타난다. 반사 횟수, 물방울 크기와 차이 등으로 무지개 모양과 크기가 결정된다. 무지개 색 경계가 분명하지 않아 각 문화권마다 색 개수가 다르게 인식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지표부터 하늘에 걸쳐 반원형 고리로 나타난다.

 무지개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 때문에 무지개가 시작되는 곳을 파면 금은보화가 나온다는 전설, 하늘의 선녀가 깊은 산 맑은 계곡물에서 목욕을 하러 무지개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온다는 전설 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무지개에 얽힌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

 `서쪽에 무지개가 뜨면 소를 강가에 매지 마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는 무지개 현상을 보고 홍수를 예견한 조상들 지혜가 담긴 말이다. 실제로 편서풍지대에 있는 한반도는 날씨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변동하기에 과학적으로도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중국인들과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무지개가 물을 빨아 올려서 생기는 것으로 생각해 가뭄의 원인이 된다고 여겼다.

 무지개는 성경에서 매우 강렬한 상징적 요소를 가진다. 구약성경에서 노아와 그의 가족들은 사십 일간 대홍수 뒤에 제단을 만들어 하느님께 희생물을 바친 후 하느님 축복을 받는다. 이때 하느님께서는 모든 피조물과 계약의 표시로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셨다.

 "하느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내가 미래의 모든 세대를 위하여, 나와 너희, 그리고 너희와 함께 있는 모든 생물 사이에 세우는 계약의 표징은 이것이다. 내가 무지개를 구름 사이에 둘 것이니, 이것이 나와 땅 사이에 세우는 계약의 표징이 될 것이다`"(창세 9,12-13).

 무지개는 노아의 홍수 이후 하느님 자비와 평화를 상징하게 된다. 에제키엘은 자신의 예언에서 하느님을 묘사하며 무지개를 언급한다. "사방으로 뻗은 광채의 모습은, 비 오는 날 구름에 나타나는 무지개처럼 보였다. 그것은 주님 영광의 형상처럼 보였다. 그것을 보고 나는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렸다. 그때 나는 말씀하시는 분의 소리를 들었다"(에제 1,28).

 무지개는 거룩한 임무를 수행하는 대사제를 포함해 초현세적 영광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지극히 높으신 분의 성전을 비추는 해와 같고 영광의 구름 사이에서 빛나는 무지개와도 같았다"(집회 50,7).

 요한묵시록에서도 하느님 어좌 둘레에 무지개가 언급된다. "거기에 앉아 계신 분은 벽옥과 홍옥같이 보이셨고, 어좌 둘레에는 취옥같이 보이는 무지개가 있었습니다"(묵시 4,3).

 무지개는 또 하느님 은총과 자비를 상징한다. "나는 또 큰 능력을 지닌 천사 하나가 구름에 휩싸여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의 머리에는 무지개가 둘려 있고 얼굴은 해와 같고 발은 불기둥 같았습니다"(묵시 10,1).

 초대 그리스도교 찬가에서는 성모님을 `하늘의 아름다운 무지개`라 노래했으며, 하느님과 인간을 이어주는 `무지개 다리`라고 칭송했다. 중세시대 성화(聖畵)에서도 무지개는 그리스도와 연관을 가지며 주님의 영광스러운 다스림을 표현하는 표본이 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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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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