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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따라 떠나는 신앙여행] 13- 평화가 너희가 함께!

지, 인, 용을 살 때 평화에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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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섭 신부(가톨릭대 신학대 학장, 동양철학)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발현할 때마다 들려주신 첫 말씀들에는 그분의 따뜻한 마음과 함께 깊은 의미들이 담겨있다.
 "평안하냐?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28,9) "왜 우느냐?"(요한 20,13) "평화가 너희와 함께!…왜 놀라느냐? 어찌하여 너의 마음에 여러 가지 의혹이 이느냐?"(루카 24,36-38)
 예수의 죽음과 함께 실망과 좌절에 빠져있는 이들, 애통한 마음으로 울며, 그분의 시신이라도 찾겠다는 이들, 남들이 두려워 숨어있는 이들 그리고 예수의 부활소식을 듣고도 의심하며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시며 건네주신 말씀들이다.
 부활하신 그분이 첫 선물로 우리에게 주시고 싶어 하신 것은 `진정한 평화`다. 죽음을 이기고 승리하신 분의 평화, 모든 것을 다 이루시고 하느님과 하나가 되신 분이 주시는 평화, 그것을 받아 누릴 때 우리는 비로소 부활의 참 기쁨을 만나고 새로운 변화의 삶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
 유학에는 세 가지가 두루 통하는 덕(三達德)이 있다. 이른바 지(智), 인(仁), 용(勇)이다.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학문을 좋아하는 것은 지혜에 가깝고, 힘써 행함은 어짐에 가까우며,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용기에 가깝다"(智仁勇三者 天下之達德也. 好學 近乎智 力行 近乎仁 知恥 近乎勇.「中庸」 20章).
 더 나아가 공자는 「논어」에서 이 세 가지 덕을 두루 갖춘 사람이 진정한 군자(君子)인데, 자신도 그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말한다.
 "군자의 도가 셋인데 나는 하나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인한 사람은 근심하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迷惑)되지 않고,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君子道者 三 我無能焉 仁者 不憂 智者 不惑 勇者 不懼. 헌문편).
 나는 이 삼달덕(三達德)의 개념으로 유학자들이 수양을 통해 다다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내적 평화를 이해하곤 한다. 물론 종교적 차원은 아니며, 부활하신 예수와의 깊은 일치를 통해 만날 수 있는 평화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그러나 적어도 그것을 우리 삶과 신앙에서 구체적으로 풀어내는 데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인(仁)은 사랑이며, 힘써 행하는 것이다(力行). 사랑을 깨닫고 실천하는 사람에게는 적도 없고(無敵), 근심도 없다. 우리가 부활의 삶을 사는 것도 이러한 사랑의 삶을 살아갈 때 가능한 것이다.
 또한 참된 지혜(智)는 진리를 깨닫고 체득하는 것이다. 머리로 하는 지식공부가 아니다.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처럼 하느님 말씀을 알아듣고 뜨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부활사건을 이해할 뿐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새롭게 만나고 깨닫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비로소 모든 의혹들이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진정한 용기는 자신에서 뛰쳐나와 참된 진리를 위해 열정적으로 헌신하는 것이다. 두려움 없이 증거의 삶을 살아가는 것 또한 부활을 살아가는 모습이다.
 이제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야 한다. 그래서 전례기도를 바칠 때마다 표현하는 것처럼 `살아계시고 다스리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고백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도 바오로처럼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에페 2,14)는 증언을 큰 소리로 외칠 수 있어야 한다. 그분을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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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8-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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