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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따라 떠나는 신앙여행] 21- 예수 마음, 겸손하신 분1

겸손 통해 삶 완성하고 주님을 겨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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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섭 신부(가톨릭대 신학대 학장, 동양철학)


예수성심 성월이다. 자신의 옆구리를 열어 피와 물을 쏟을 만큼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내주었던 예수의 사랑을 기리며, 그분의 마음과 하나가 되기 위해 기도하는 달이다. 그분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예수는 언젠가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사람들을 초대하면서, 자신의 마음은 `온유하고 겸손`하니 모두 와서 자신의 멍에를 함께 메고 자신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배우게 되면, 편히 쉬게 되리라고 약속했다(마태 11, 28-30). 그분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터득하고 그분과 함께 머물게 되면 어떤 어려움 중에서도 힘을 얻게 된다는 말씀이다.
 이 `온유와 겸손`은 성경에서 늘 짝처럼 붙어 다닌다. 그래서 집회서에서는 이렇게 권고하고 있다. "얘야, 네 일을 온유하게 처리하여라. 그러면 선물하는 사람보다 네가 더 사랑을 받으리라. 네가 높아질수록 자신을 더욱 낮추어라. 그러면 주님 앞에서 총애를 받으리라"(집회 3,17-18).
 오늘은 먼저 겸손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자. 겸손은 사실 모든 종교에서 중요한 덕목 중 하나로 간주된다.
 공자도 군자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군자는 의(義)로써 바탕을 삼고, 예(禮)로써 그것을 행하며, 겸손한 태도로 그것을 표현하며, 믿음으로써 그것을 이룩하니, 참으로 군자(君子)로다"(君子義以爲質 禮以行之 孫以出之 信以成之 君子哉. 「論語」 衛靈公).
 義와 禮 그리고 겸손과 믿음이 군자를 이루는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유학을 공부하면서 겸손에 대해 깊이 묵상(?)할 수 있었던 것은 주역의 겸괘(謙卦)를 읽을 때였다. 많은 내용이 있지만, 여기서는 단지 겸괘의 괘사(卦辭)를 정이천 선생의 설명으로 들어보자.
 겸괘의 괘사는 이렇다. "겸(謙)은 형(亨)하니 군자(君子) 유종(有終)이니라." 이 괘사에 대한 정이천의 해석은 이러하다. " 겸(謙)은 형통하는 도가 있다. 덕이 있으면서도 거처하지 않는 것을 겸손이라고 하니, 사람이 겸손함으로 스스로 처신하면 어디 가선들 형통하지 않겠는가?(謙 有亨之道也. 有其德而不居 謂之謙 人以謙巽自處 何往而不亨乎).
 정이천은 계속해서 설명한다. " `군자가 마침이 있다(君子有終)`함은, 군자가 뜻을 겸손한 데 두어서, 이치에 통달했기 때문에 천명을 즐기면서 다투지 않고, 안이 충실하기 때문에 물러나고 양보하면서 자랑하지 않는다. 겸손함을 편안하게 이행해서 종신토록 바꾸지 않으니, 스스로 낮추어도 사람들이 더욱 높이고, 스스로 감추어도 덕이 더욱 찬란히 나타나므로, 이를 두고 `군자가 마침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소인은 욕심이 있으면 반드시 다투고 덕이 있으면 반드시 자랑해서, 비록 억지로 겸손하려 해도, 또한 편안하게 행하지 못해서 굳게 지키지 못하니 마침이 있을 수가 없다(원문 생략. 정이천, 周易 「傳」,`謙卦`).
 `군자가 마침이 있다`는 것은 군자가 겸손을 통해 마침내 자신의 삶을 완성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러한 겸손은 구약성경에 따르면 하느님께 대한 경외와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겸손한 이의 기도는 구름을 꿰뚫으며"(집회 35,21), "겸손과 주님을 경외함에 따른 보상은 부와 명예와 생명"(잠언 22,4)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모든 덕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겸손은 예수 삶에서 보듯, 하느님께 대한 깊은 신뢰와 그분의 뜻에 대한 철저한 순명에서 비롯된다. 어떻게 하면 예수의 겸손한 마음을 배울 수 있을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8-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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