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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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54. 성인이란 어떤 사람들인가?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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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저는 신앙생활 초심자입니다. 대부님께서 천주교인들은 성인들을 본받아야 한다면서 성인전을 몇 권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읽으면서 그분들의 삶이 존경스럽고 부럽기는 한데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제가 과연 성인들처럼 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성인전을 읽을수록 마음이 더 무거워지는데 성인이 돼야 구원을 받는다고 하니 구원에 대한 자신감도 점점 약해져 갑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답:
성인전은 일반 사회 위인전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망망대해에서 헤매는 배에는 등대가 길잡이가 되듯이 위인전은 인생의 목표가 되는 삶을 보여주는데 성인전도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신앙생활의 목표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즉 위인들처럼 성인들을 본받으라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책이 성인전입니다.

그런데 일반 교육계에서는 위인전이 아동들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부작용도 있다는 사실을 공지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자아는 내가 되고 싶은 이상적 자아와 지금의 나인 현실적 자아 두 가지가 있고 위인전은 이상적 자아의 자리를 갖는 것인데 지금의 자신을 혐오하고 지나치게 편중된 마음으로 이상적 자아만을 추구하려 한다면 정신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우려는 성인전에서도 마찬가지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성인전이 지나치게 성인들을 이상화시킨 내용만으로 구성된 경우 즉 성인들에게서 인간적인 하자가 있음을 기록하지 않은 성인전들은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신앙적 열등감을 가지게 하고 심지어 비현실적인 신앙생활로 이끄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따라서 성인들을 인격적 결함이 없는 완전한 사람, 천사처럼 영적인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은 현실적이 아닐뿐더러 피조물인 인간으로서 신앙생활을 하려는 우리에게 지나친 심적 부담을 안겨주고 자칫 하느님을 멀리하고 냉소적 신앙인이 되게 할 우려가 크므로 조심하여야 합니다,

성경에서도 주님은 완전한 인격체로 묘사되질 않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인간적인 면모를 자주 보여주셨습니다. 성전에서 환전상들이 장사한다고 화를 내시면서 상을 둘러엎으시고 수난의 길을 가시기 전에 겟세마니 동산에서 밤새 고뇌에 빠지시고 부활하신 후에는 제일 먼저 마리아 막달레나를 만나시는 등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만한 스캔들을 만드신 분이 주님이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주님에게서 그분이 사람의 하느님이심을 인식하고 마음이 가까이 감을 더 깊이 느낍니다.

따라서 형제님이 성인들이 아무 하자가 없는 분들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형제님의 생각은 주님이 성인들보다 못하시다는 결론을 나오게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성인들이란 어떤 사람들인가? 루카복음 7장 36절 이하를 보면 주님의 발에 향유를 붓는 여인에게 주님이 하신 말씀이 나옵니다. “잘 들어두어라. 이 여자는 이토록 극진한 사랑을 보였으니 그만큼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 이 말씀은 진정한 성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공개적으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성인들은 자신의 허물을 인정하고 그 허물을 고치기 위해서 평생을 노력하신 분들입니다. 성인들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분들입니다. 그분들이 일반인들과 다른 점은 자신이 하느님 앞에서 잘난척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란 사실을 고백하고 자신이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오랫동안 하느님과 다른 사람들에게서 용서를 받으면서 살아온 존재란 것을 뼈저리게 인식하고 참회하는 삶을 사신 분들이란 것입니다.

자신이 많은 용서를 받은 존재란 사실은 인정하지 않으면 자아 팽창 현상이 나타납니다. 하늘 아래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았다고 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은근히 단죄하는 신앙적 패륜아가 된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많은 용서를 받으면서 살고 있음을 아는 사람은 마음이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적게 용서받고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용서받을 일이 없다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은 마음이 늘 분노와 불만으로 가득합니다. 그래서 교회에서는 자기 성찰을 하라고 권하는 것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전화는 받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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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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