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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55. 사교집단 신자들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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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사교집단에는 교주들의 행패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교주가 돈을 벌기 위해서 자기 신도들에게 일을 시키고 임금은커녕 제대로 대우도 해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신도들은 자기 교주를 비판하기는커녕 감싸고 그 곁을 떠나지 못하는 일들이 빈번합니다. 도대체 왜 그들은 올바른 판단을 못 하는 것일까요?



답: 사교집단의 신도들이 가진 문제는 사실 그 사람들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그런 심리적인 문제는 일반사회에서도 빈번하게 나타나는데 이것을 도덕성의 문제라고 합니다. 심리학자 듀르켕 (Durkheim)은 “아동은 성인의 가르침에 순종하고 집단의 규율을 지킬 때 도덕적 사회화가 완성된다”고 했습니다. 맞는 말이지요. 아이들이 도덕적으로 자라려면 어른들의 교육이 필요합니다. 부모나 어른들에게서 예의를 배우고 함께 사는 법을 익히는 것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예의를 지키지 않으면 금수만도 못하다는 비난을 받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말에 대해 심리학자인 피아제는 반박합니다. 피아제는 아이들이 어른들의 권위에 대한 존경심을 갖도록 배움으로써 도덕성이 생기고 사회화된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성인들의 권위에 타율적으로 혹은 폭력적인 방법으로 굴종하는 것은 아주 심하게 열등한 도덕성을 만들 위험이 크다고 합니다. 즉 부모가 자신들의 힘을 이용하여 아이들에게 규칙에 대한 복종을 요구하고 자신들은 도덕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하지 않을 때 아이들은 심리적 혼란에 빠지고 도덕성 발달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일방적인 존경을 요구할 때 저항하지 못한 아이들은 복종심 의무감 같은 감정에 휘둘리며 살게 되고 그저 주어진 대로 살려고 하는 마치 영혼 없는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런 병적인 구조는 사회에서도 발생합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금의 북한과 과거 우리나라 군사정권 시절을 돌아봐도 알 수 있습니다. 폭압적인 정권들은 국민들이 정치·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숙고하거나 비판의식을 갖는 것을 철저히 탄압했습니다. 금서를 선포하고 비판 여론에 대하여는 폭력적인 억압을 하는 등의 사디스트적 행위를 한 것인데 문제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아무런 비판의식 없는 폭력적 정권에 무조건적 충성, 맹목적 복종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입니다.

남미가 군사독재 시절 수많은 국민을 죽일 때 선봉에 섰던 사람들이 바로 그런 유형의 사람들입니다. 아무런 죄책감도, 감정도 없이 그저 정권에 대한 신봉ㆍ복종심으로 수많은 선량한 시민들을 죽였지요. 건강한 도덕성이 없는 인간들이 어떤 범죄행위를 저지를 수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준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회적 병리 현상에 대하여는 반드시 비판 세력이 생기기 마련이고 시간이 가면서 이런 열등하고 병적인 도덕성은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역사 안에서 무너져버린 독재정권들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그런데 이런 병적인 복종심이 종교 안에서는 좀처럼 무너지질 않습니다. 왜냐하면 독재자들은 일개 사람에 불과함을 모두가 알기에 그가 하는 말의 허위성을 모두가 알지만, 사교집단의 교주들은 신의 대리인 행세를 하는지라 신도들 입장에서는 신의 영역을 건드렸다가 노여움을 타서 불이익을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심 때문에 교주들이 아무리 잘못을 했다고 하더라도 비판을 하기는커녕 감싸기 바쁜 것입니다. 그래서 사교집단의 교주들은 이런 신도들의 심리를 악용해서 신도들의 마음에 공포심을 주입하고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자신들의 입지를 굳히고 돈을 버는 데 혈안이 되는 것입니다.

도덕성을 키우는 일은 아주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런 도덕성이 생각 없는 순종이나 맹목적 복종으로 변질할 경우 어떤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지는 역사 안에서 일어난 수많은 사건이 자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깨어 기도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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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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