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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59. 찌질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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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저는 사는 것이 아주 찌질합니다. 가진 것도 없고 직장도 변변치 않고 학벌도 별로고요. 도대체 내세울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늘 마음이 편치 않고, 앞날을 생각해도 별로 비전이 보이질 않아서 그냥 하루하루를 곶감 빼먹듯이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이런 저를 보고 주위 사람들은 ‘젊은 사람이 왜 그렇게 사느냐’고 하는데 그럴 때마다 저는 속으로 ‘그럼 어떻게 살라는 말이야’ 하는 소리가 절로 납니다. 소위 루저(패배자)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자꾸만 사회적으로 변두리로 밀리는 느낌이 드는 것이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을 멘토로 삼아야 이런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답: 형제님은 성경에서 나오는 목동들을 본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아기 예수를 만난 목동들이 아마도 형제님에게 좋은 메시지를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수님 당대의 목동들은 사회적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자기 양들을 먹이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땅에 몰래 들어가기도 하고 품행도 바르지 못해 사회적 천덕꾸러기였다고 합니다. 대개 이렇게 사는 사람들은 꿈이 없습니다. 그저 하루하루를 아무 의미 없이 살아버립니다.

그런데 아기 예수를 찾은 목동들은 그 당시의 편견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산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꿈을 버리지 않고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기다리면서 산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마음가짐이 아기 예수를 만나는 행운을 가져다준 것입니다.

심리학자인 빅터 프랭클은 ‘태도 가치’란 말을 합니다. 태도 가치란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에 대해 또는 어떻게 바꿀 수 없는 운명에 직면하였을 때 취하는 태도에 의해서 실현되는 가치를 말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짊어지지 않으면 안 될 운명을 지니고 살아갑니다. 그 운명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더 좋은 인생으로 가거나 아니면 좋지 않은 운명을 만들게 됩니다. 사람의 자유는 조건으로부터의 자유가 아니라 조건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 수 있는가의 자유라는 말입니다.

목동들은 삶의 조건이 아주 열악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주어진 운명의 조건에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목동들에게 당신 아들을 보여주고, 아들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메신저로 그들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어딘가를 바라보면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좋지 않은 생각을 할 때에는 주로 땅바닥을 바라보면서 걸을 때가 많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걸으면서 온갖 근심과 잡념에서 헤어나오질 못합니다. 그래서 가끔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라고 하는 것입니다. 푸른 하늘 혹은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바라보기만 해도 잡스러운 상념들을 떨쳐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목동들은 삶이 누추하고 힘들었지만 늘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평안히 하고 건강한 삶의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였던 사람들입니다.

형제님도 너무 자신의 모자람만 생각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십시오. 자신이 가진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키우고 다듬는 훈련을 하십시오. 길을 걸을 때에도 고개를 들고 당당하게 걷고 가끔은 하늘을 바라보면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바라보고 계심을 느껴보는 시간을 갖길 바랍니다. 인간은 어떤 일이든 10년을 공들이면 그 분야의 고수가 된다고 합니다. 형제님이 잘할 수 있는 것 중 한 가지를 찾아내 열심히 훈련한다면 시간이 가면서 자신감과 자존감이 생기고 사회적으로도 인정받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세상 사람 중에서 모든 조건을 다 갖추고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모두 가파른 언덕길을 헐떡거리고 올라가고 있으니, 형제님도 처지지 말고 정상을 바라보고 한 걸음씩 올라가시길 바랍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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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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