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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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63. 술만 마시면 과거 한탄하는 남편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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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제 남편은 술만 마시면 늘 자기 과거에 대해 한탄합니다. 지금 잘못 사는 것이 과거 자기 인생 때문이란 것이지요. 부모님이 자기를 제대로 교육을 시키지 못해서 부모가 돈이 없어서 등등 하구한 날 부모 탓만 하면서 삽니다. 사실 시부모님은 제가 보기에도 납득이 좀 안 가는 삶을 사시는 분들이십니다. 그래서 남편이 안됐다고 생각은 하는데 그래도 제가 싫은 소리를 할라치면 ‘네가 날 알아’ 하면서 소리를 질러대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삽니다. 제 남편이 왜 이렇게 사는 것인가요? 술을 안 마시면 말이 없어서 답답할 정도인데 술이 문제인가요?



답 : 남편분이 가진 문제는 피해자 증후군이란 것입니다. 술만 마시면 주사가 심한 분들 중에 부모 탓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과거의 안 좋은 기억들을 늘어놓으면서 지금 내가 잘못 사는 것에 대해 변명을 합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마치 특권을 가진 사람들인 양 행세하면서 삽니다. 자신의 과거가 불우하였으니 당연히 자기를 동정해주고 위로해주고 자기 주정을 받아주어야 한다면서 다른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사람들 - 이들을 일컬어서 ‘피해자 증후군’에 걸렸다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어두운 과거의 기억 한두 가지는 가지고 삽니다. 그러나 과거에 아무리 큰 상처가 있다 하더라도 현재 내 삶에 대한 책임은 바로 자신에게 있습니다. 과거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 지금의 내 삶에 대한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내가 계속해서 과거의 상처에 매달려서 지금의 내 인생을 만드는 데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자기 인생을 낭비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로감을 안겨준 것에 대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 대상일 것입니다.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어린 시절 불우한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마치 진흙탕에서 피어난 연꽃같은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 원망하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자신 인생을 꽃피우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각고의 노력을 더 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피해자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 자기 안의 꽃을 피울 생각은 안 하고 자신의 과거에 대해 한탄만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은 결국 인생 말기까지 진흙탕 같은 삶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데 피해자 증후군에는 왜 걸리는 것인가? 사실은 자신의 무능함 무기력함을 감추기 위한 편법으로 스스로 환자 행세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을 일컬어서 패배자라고까지 말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흔히 과거에 좋은 부모를 만난 사람들 그래서 인생길이 탄탄대로인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불운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다른 면이 더 많이 보입니다. 인간의 행복이 꼭 금전적인 것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상당수의 문제가 집안 좋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음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과거의 조건이 좋으면 미래가 좋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과거가 반드시 미래를 결정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과거에 대한 생각입니다. 자신의 과거를 경험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진흙탕인 과거가 거름이 되지만 과거에 대해 부끄러움과 수치심만 느끼는 사람들은 갈 길이 먼데 땅에 주저앉아 한탄만 하는 사람과 같습니다. 이분들은 마태오 복음 8장에 나오는 나환자들을 본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나병 환자가 다가와 예수님께 엎드려 절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해주실 수 있습니다.” 그 당시 나병은 육체적인 병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조상의 죄로 인하여 받은 천벌이라는 병적인 신념이 팽배하던 시절이라서 나환자들은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나환자는 자기 조상 자기 부모 자기 과거를 원망하고 한탄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기 인생을 만들려는 의지를 가졌기에 주님을 알아보고 그분으로부터 큰 은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점을 잘 유념하시길 바랍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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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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