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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64. 세상은 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열광하는가?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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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세의 교황님.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은퇴를 한 지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들에게 밀린 지도 오래. 그저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이 세상을 떠날 나이라고 여겨지는 연세에 교황께서는 전 세계 사람들, 그것도 어린아이부터 어른들까지 여자 남자 가릴 것 없이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고 계십니다. 인류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입니다. 아무리 세계적 인물이라 할지라도 기껏해야 자국민에게, 혹은 특정 연령대의 사람들에게나 사랑을 받았을 뿐이지 이처럼 온 세상 사람의 사랑을 받은 지도자는 없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4박 5일간 짧은 일정 중에 우리는 교황님이 얼마나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분이신지 우리 눈으로 확인하였습니다.

저는 방한 마지막 날 명동성당에서 교황님께서 떠나시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작은 차에 몸을 실은 교황께서 내려오시자 명동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로 변하였습니다. 몇 시간을 비를 맞으면서 기다리던 사람들은 그야말로 단 몇 분에 지나지 않는 만남의 시간에 눈이라도 맞추어보려고 발돋움을 하고 손을 흔들고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아기를 데려온 엄마는 어떻게 해서라도 교황님의 손길을 받아보려고 안간힘을 쓰기도 하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먹먹해지더군요.

그러나 명동은 그저 새 발의 피일 뿐 기적 같은 일은 광화문에서 일어났었지요. 광화문에서의 시복미사 때 새벽 일찍부터 긴 줄을 이루고 광화문으로 모여드는 사람들의 행렬, 그리고 여름의 열기에도 불구하고 골목길에까지 들어찬 사람들의 물결. 신자만 17만 명, 모두 100만 인파라는 전무후무한 사건이 벌어진 것입니다. 입을 다물 수가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팔순에 가까운 노인분 한 사람을 보려고 광화문으로 광화문으로 모여든 것입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왔을 때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왔을 때도, 그 어떤 지도자가 왔을 때도 이런 일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심지어 어떤 이는 “교황님이야말로 신ㆍ구약을 통틀어서 가장 큰 예언자이시다”고 하기조차 합니다. 사실 구약에 나오는 예언자들은 이스라엘만의 예언자, 중동 지역에만 알려진 예언자들이었기에 그런 극찬의 말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세상 사람들은 신자ㆍ비신자를 막론하고 왜 이처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열광하는 것일까요? 이것에 대하여 같이 생각해볼까 합니다. 우선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너무나 힘겹고 불안하기에 그렇습니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게 현대사회는 그야말로 황량한 광야, 먹을 것을 찾기도, 비바람을 피하기도 어려운 그런 곳입니다. 이처럼 불안정한 삶이 지속되면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들을 이끌어줄 사람을 찾습니다. 마치 이스라엘이 오랫동안 메시아를 갈망한 것처럼 세상 사람들은 누구인가 세계적인 지도자가 나오기를 갈망합니다. 어느 특정 민족, 어느 특정 종교만을 위한 사람이 아닌, 세상 온 민족의 정신적인 지도자가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인데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세상의 가난한 사람들이 바라는 무의식적인 조건을 거의 모두 갖추신 분이시기에 그처럼 세상이 열광하고 흠모하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교황님께 열광하는 것은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지도층의 부도덕함, 무책임함, 탐욕스러움과 이기주의적 행태에 식상할 대로 식상한 상태였는지라 교황님의 말 한마디 몸짓 하나에도 그처럼 열광하고 흠모의 정을 가졌던 것입니다. 마음의 아버지를 바라는 것은 누구나의 소망인데 그 소망을 이루어줄 분이 바로 눈앞에 나타나셨으니 열광할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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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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