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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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68. 가족도 저에게 관심이 없어요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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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저는 40대 남자입니다. 몸이 안 좋아 집에서 쉬고 있는데 아무도 저를 찾아오질 않습니다.

가족들도 제가 무엇을 먹는지, 잠은 잘 자는지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마치 제가 집에 없는 듯 대해서 외로워 미칠 지경입니다. 이제는 방 청소도 해주지 않고 아침상을 차려주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때로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어 이야기하면 아무도 제 이야기를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이런 세상을 제가 살아야 할까요?



답 :
가족들의 무관심 대상이 되었다니 힘드시겠습니다. 그런데 형제님의 글을 보다 보니 형제님에게도 문제가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형제님의 문제는 소모형 인생을 사신다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내 인생의 행불행은 자신의 선택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신념입니다. 이런 신념이 왜 중요한가? 그런 신념을 지니고 살아야 소모형 인생을 살지 않습니다. 즉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비난하면서 시간을 탕진하지 않고, 문제 해결에 집중하거나 더 생산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대개 인생 실패자들은 자기 인생의 불행이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생긴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늘 다른 사람들이 문제라고 비난하고 자신에게 잘해주지 않는다고, 심지어 자기를 불행하게 만든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녀서 집안 망신을 시키기 일쑤입니다. 그리고 ‘아무도 나를 찾지 않아요’ 혹은 ‘내가 무엇을 먹는지, 무엇을 입는지 아무도 관심이 없어요’ 하는 우울한 생각을 하면 할수록 찾아오는 것은 거지 같은 외로움입니다. 이런 생각이 더 깊어지면 이 세상을 하직하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그런데 형제님이 한 가지 생각할 것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그렇게 징징거리며 살다 죽으면 저 세상 사람들은 형제님을 환영할까요? 노상 징징거리며 사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나 저 세상에서나 환영받지 못하는 인생에 지나지 않습니다. 형제님은 왜 사람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지 깊이 반성하셔야 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벌은 꽃에서 향내가 나지 않으면 가까이하지 않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도 인간적 매력이나 적어도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 존재가 되지 않으면 아무도 가까이하지 않습니다.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징징거릴 것이 아니라 세상이 내가 필요하게끔 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몇 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없으면 그립고 아쉬운 사람, 있으나 없으나 그저 그런 사람, 있으면 귀찮은 사람, 없는 게 나은 사람. 어떤 사람으로 대접받을까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아닌 나의 선택인 것입니다. 직장인인데 매주 봉사활동을 하는 형제님이 있었습니다. 다들 대단하다고 칭찬을 하는데, 그 형제님은 봉사를 통해 자기 존재감을 느낀다더군요. 직장에서는 자신이 소모품이 된듯한 기분인데 봉사활동을 가면 거기에서는 사람들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아서 오히려 몸과 마음이 재충전된다는 것입니다.

심리치료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누누이 강조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자의식이 생기면 자존감과 자신감이 생기고 자기 인생을 더 업그레이드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그렇게 하면 쓸데없는 것에 에너지를 소모하는 빗나간 인생길에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형제님은 직장도 없고 집에서 하는 일도 없기에 가족들이 외면하는 것이니 가족들 탓 그만하고 몸으로 봉사하는 작은 일이라도 찾으십시오. 그리고 몸이 안 좋다는 핑계 대지 말고 청소를 하거나 설거지를 하는 등 집안일을 도와서 가족들의 마음을 돌리길 바랍니다. 그런 노력을 하지 않고 지금처럼 살면, 살아도 사는 게 아닌 그런 삶을 살게 됩니다. 형제님이 묵상할 복음은 마태오 복음 21장 18절입니다.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를 말라죽게 하신 주님의 엄한 말씀을 되새겨 정신 차리고 바른 인생길로 들어서길 바랍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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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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