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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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71. 여성에게 마음이 흔들려요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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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저는 사제품을 받은 지 얼마 안 되는 신부입니다. 신학교에서 지내다가 본당 발령이 나니 여러 가지가 신기한데 어여쁜 교사들을 보면 마음이 설레고 흔들려서 힘듭니다. 제가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 믿음이 약하거나 성소가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나름 그런 마음이 들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데 잘 안 되네요.



답:
신부님의 고민이 이해가 갑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요. 신부님에게 제가 드리고 싶은 몇 가지 조언이 있습니다.

첫째로 드리고 싶은 말은 신부님이 성소가 없거나 믿음이 약한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신부님의 마음은 건강합니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들은 길을 가다가 예쁘게 핀 꽃을 보면 걸음을 멈추고 그 아름다움을 칭찬합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예쁜 꽃을 보지도 못하고, 보더라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면 오히려 그런 사람들의 마음이 병들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부님은 하느님이 창조하신 생명에 대한 아름다움을 느끼는 마음이 살아있으니 아주 건강한 분입니다.

두 번째 조언은 자기 감정을 심하게 억압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절제와 억압은 다릅니다. 자기 욕구를 심하게 억압하는 것은 여러 가지 심리적 부작용을 일으킵니다. 신경증 혹은 심한 경우 정신병 증세를 보이기도 합니다. 환청이나 환시를 볼 수도 있고 심각한 세심증에 걸려서 수없이 고해성사를 보면서도 스스로 추하고 더럽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릴 수도 있습니다. 또한 아주 경직된 삶을 살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억압은 정상적 삶을 사는 데 필요한 것이지만 오로지 억압만 하는 경우 현실과의 접촉이 한정되고 심하게 긴장하며 융통성 없는 소심한 종교인이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웃는데 혼자만 웃지 못하는 감정기능 장애가 생기기도 하고, 신경질이 많아져서 괴팍하다는 소리를 듣기 쉽습니다.

오래전 상영된 영화 중에 수도원의 살인사건을 다룬 픽션 영화가 있었습니다. 엄격한 삶을 사는 수사가 유머러스한 이야기 부분에 독을 발라서 그것을 읽은 수사들이 죽게 만들었다는 영화입니다. 허구지만 심리적 억압이 심할 경우 발생할 위험성을 잘 묘사한 영화였습니다. 심한 억압은 사람을 지치게 합니다.

사람의 욕구는 거세게 흐르는 강물과도 같습니다. 그런 욕구를 거슬러 사는 성직자·수도자들은 마치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과 같습니다. 거센 물살을 헤치고 올라가면서 온몸에 상처투성이가 된 연어들처럼 성직자ㆍ수도자들은 내적으로 쉽지 않은 삶을 선택한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쉽게 지칠 가능성이 높은데 그런 자신을 심하게 억압하는 것은 더 지치게 할 위험이 큽니다.

또한 심한 억압은 대화 능력을 상실하게 하고 사소한 일에 분노하는 어이없는 행동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물에 떠 있는 공을 억지로 물속에 집어넣으려고 하면 그 반발로 공이 더 솟아오르려고 하는 것과 같은 원리에서 엉뚱한 분노를 터뜨릴 수 있고 그로 인하여 괴팍하다는 말을 들을 수가 있습니다.

심지어 술을 마신 후 다른 사람들에게 위해를 가할 수도 있습니다. 억압은 무조건 눌러놓고 없는 척하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즉 심리적 생매장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묻어버린다고 해서 억압된 것들이 없어지거나 해결되는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여전히 무의식 안에서 떠돌고 원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서 여전히 괴로움을 줍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선 자신의 삶의 목표, 사제직의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술 활동과 육체적인 운동을 많이 하셔서 마음 안에 쌓인 것을 해소하시고 기도할 때에 현실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드리는 조언이 정답이 되지는 않지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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