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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22. 영화 ‘검은 사제들’과 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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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본당 교우분들이 ‘검은 사제들’이란 영화를 보고서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 허구인가를 묻습니다.

답: 저도 그 영화를 보면서 같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영화와 현실 사이의 차이가 어디까지일까 하는…. 어쨌건 그 영화는 선교적 차원뿐만 아니라 영성심리 차원에서도 많은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악령에 대한 것입니다. 악령 마귀에 대한 이야기는 교회 안에서 오랫동안 회자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우리 교리상으로도 마귀 악한 영에 대한 것은 공인된 바 있고요. 그런데 현대에 와서는 악령보다 병적인 초자아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 안에는 초자아와 이드(id) 그리고 이 둘을 통제하는 자아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초자아는 사람을 바른길로 이끄는 기능을 하는 것인데 이것이 비대해지거나 병적인 것으로 변질될 경우 더 더욱이 종교라는 외피를 뒤집어쓰고 심지어 하느님 행세를 하는 경우 신자들은 심리적으로 심한 노예적 상태 신경증적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심한 경우 정신적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조현병에 걸리기도 합니다.

병적인 초자아는 마귀들과 유사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는데 두 가지 방법이 자주 사용됩니다. 하나는 교만함을 부추기는 것입니다. 사람 마음 안의 병적인 우월감을 부추겨서 자아팽창이 되게 합니다 주님께서 광야에서 유혹을 당하신 내용이 바로 그런 것들입니다. 이런 유혹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이 신의 대리자라는 자의식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단죄하는 정신적 살인을 서슴지 않고 저지릅니다.

이들이 가진 공통점은 늘 자신은 문제가 없고 상대방이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즉 자기도취에 빠져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을 따라야 하고 자신들은 무지한 사람들을 가르치고 판단하고 단죄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죽일 권리까지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작금의 파리 테러를 일으킨 사람들 캄보디아를 비롯한 후진국에서 벌어진 대량 살상행위들 그리고 더 오래전에는 종교적 이유로 자행된 수많은 살육사건의 경우 그 배후에 이런 유혹에 빠진 사람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역사의 흐름에 의해서 그 잔인성이 드러나고 사람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으로 간주되었지만 심각한 것은 죄책감으로의 유혹입니다.

또 하나는 마음 안에 묻어둔 죄책감을 파헤쳐서 자신이 하느님이나 다른 사람들에게서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하는 병적인 자의식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자신을 스스로 고문하게 하고 자기처벌을 하게 하는 등 마음을 지옥으로 만들게 합니다.

문제는 이런 병적인 자책감을 가진 사람들이 기도를 많이 하고 헌신적인 삶을 살기에 외적으로 문제가 없는 듯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심리적으로 무너져가는 것을 본인도 다른 사람들도 보지 못하기에 결국에는 심각한 정신장애를 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더 최악의 상황은 이런 심리적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마귀가 들렸다면서 가학적인 종교행위를 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연히 심리치료를 해야 합니다. 특히 사람들이 가진 병적인 신념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그런 신념을 넣어준 사람들이 누가 있는지 알아보아야 합니다. 심리적 분리를 시켜주고 건강한 인생관과 건강한 신앙관 참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갖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런 상태가 오래된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피폐해져서 쉽사리 일어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미 그 사람 마음 안에서 자리 잡은 병적인 신념들이 뿌리를 깊이 내린지라 그것들을 제거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기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더욱이 자신이 믿는 하느님이 자신을 처벌할 것이란 두려움이 큰 경우 더더욱 어려움을 겪어야 합니다. 많은 상담사례에서 종교인들이 자행하는 정신적 폭력에 대한 이야기들이 드러나고 있고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교우들이 공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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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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