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아! 어쩌나] 327. 광신도는 왜 생기나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신흥 종교에 빠져서 가정과 학교를 포기하는 사람들 이야기 그리고 최근에는 IS라는 테러 집단에 젊은 사람들이 가입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왜 젊은 아이들이 그런 잘못된 선택을 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그 아이들이 가진 심리적 문제가 무엇인지요?

답: 진리를 찾는 방법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진리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은 인류가 지각이 생긴 이래 끊임없이 던져온 물음입니다. 진리가 무엇인지 깨닫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이 산과 들 사막으로 나가서 기도하고 수행하며 나름의 깨달음을 가르쳐왔습니다.

그런데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경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초기에 말씀을 따르던 사람들이 시간이 가면서 그것을 정형화ㆍ교리화하는 하는데 이때 ‘내사’(Introjection)라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사람은 환경과의 접촉을 통하여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외부로부터 받아들이고 소화하고 동화함으로써 성장합니다. 사람들은 내적인 공격성을 사용하여 외부에서 들어온 것들의 구조를 파괴해 자신이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어놓는데 이것을 치아 공격성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타인들로부터 이런 공격성 사용을 제지당하게 되면 권위자의 행동이나 가치관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렇게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자기 것으로 동화하지 못한 채 남아 있으면서 행동이나 사고방식에 악영향을 미치는 타인의 행동 방식 가치관을 ‘내사’라고 하는 것입니다. 내 안의 다른 사람의 생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내사가 심한 사람들은 주체적ㆍ독립적이지 못합니다. 마치 엄마 곁을 떠나지 못하는 아이처럼 됩니다. 그래서 개인성을 상실하고 집단과 동일시된 채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라고 하는 집단 속에 매몰된 개인은 집단의 운명에 자신을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더 심각한 문제는 광신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집단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사람들 그리고 종교에서조차 개인은 소위 초월적 존재의 노예로 전락하게 됩니다. 교리와 율법의 신봉자가 되어서 폭력적 호교론자가 되는 것입니다.

‘가스등 효과’(Gaslight Effect)라는 말이 있습니다. 1944년 흑백 영화 「가스등」에서 남편이 재산을 가로채려고 부유한 상속녀를 정신병자로 몰아가는 내용인데 내사의 가장 음험한 형태입니다. 이런 일은 사랑과 존경으로 맺어진 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조종하는 사람과 조종당하는 사람이 존경 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것인데 위해 주는 척하면서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대신 결정해 주고 이를 받아들이도록 신의 이름으로 사랑이라는 명분으로 암암리에 강제한다는 것입니다. 심리학자인 로빈 스턴(Robin Stern)은 이것을 ‘보이지 않는 폭력’ 가스등 효과라고 하였습니다. 조종하려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네가 너무 이기적이기 때문이야 그런 생각은 천박한 것이야 네 능력은 내가 더 잘 알아 이게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 내가 너보다 더 잘 알아” 등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내가 내 소리와 생각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상호 간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다 나를 위해서 하는 소리일 거야’ 하는 막연한 희망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감정을 느끼며 어떤 소망을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내사라고 하는 나를 조종하는 타인의 인격을 내 안에서 몰아낼 수 있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해 준다면 나의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 대상이 사람이건 이념이건 종교이건 간에 상관없이 말입니다. 만약 불안과 공포로 나를 조종하려 한다면 그것은 나를 노예로 만들려는 내사 즉 ‘그리스도의 적’인 것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6-01-1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9

잠언 17장 9절
잘못을 덮어 주는 이는 사랑을 키우고 그 일을 거듭 말하는 자는 친구를 멀어지게 한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