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아! 어쩌나] 328. 어떻게 기도해야 하나요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저는 매일 기도문을 보고 기도하는 습관을 지니고 삽니다. 그런데 어떤 때는 주님 앞에서 자유로이 기도하고 싶은데 잘 안 될 뿐만 아니라 왠지 내 마음대로 기도하는 것은 불경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또 주위에서 자유 기도는 기도문을 외우는 것보다 못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어 더 하지 않게 되는데 자유로이 기도하는 것이 그렇게 가치가 떨어지는 것인지요?

답: 그렇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깨닫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의식적 훈련과 무의식적인 훈련- 이 중에서 무의식적인 훈련이 효과가 더 크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동네마다 소위 미친 사람이라고 불리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조현병 환자들이었는데 이들은 길을 가면서 중얼거리기도 하고 혼자서 히죽히죽 웃어대서 주위 사람들이 혀를 차고 불쌍히 여기곤 하였습니다. 반면 누군가가 빠릿빠릿하게 말하거나 행동하면 ‘그 사람 나중에 성공하겠네’ 하며 칭찬하곤 하였습니다. 즉 이성적인 사람들에 대한 평가가 더 높았다는 것입니다. 이성적이지 못한 사람에 대하여는 ‘별 미친놈 다 보겠네’ 하면서 홀대하는 것이 일반 정서였습니다. 그래서 사회에서 똑똑한 사람으로 인정받으려는 사람들은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바른말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 말을 하려고 무진 애를 썼습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들은 편견에 지나지 않습니다.

왜 편견인가? 심리치료에서는 자신이 이성적이라고 믿는 사람들일수록 마음 안에 문제가 많다고 합니다. 이성적인 사람들 자기 마음 안의 어떤 혼란스러움도 허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자기 무의식에서 올라오는 것들을 마치 독재국가 체제에서 언론 탄압을 하듯이 심하게 억누르기 때문에 신경장애자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심하게 이성적인 사람들 자신의 똑똑함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나중에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일들이 빈번하다는 것입니다. 이성적인 사람들은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자기 자아의 목에 개끈을 묶어서 끌고 다니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정신과 의사였던 프로이트는 이성을 중시하는 경향 때문에 히스테리가 심했던 당대 사람들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자유연상법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카우치라는 의자에 누워서 생각나는 대로 아무 말이나 다 하게 하였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자아에 걸린 줄을 풀어주어야 무너진 심리적 균형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이죠.

우리 교회는 전통적으로 이성적인 면이 지나치게 강한 편입니다. 그래서 기도할 때 드는 분심 그것이 무의식에서 올라오기에 인간 의지를 벗어난 통제 불가능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없애려고 하거나 심지어 죄라고 여기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리고 주님과 자유롭게 대화하는 기도 프로이트의 자유연상법을 연상케 하는 그런 기도는 은연중 금기시하였습니다. 오로지 기도문에 의지하는 기도 그것도 한 글자도 틀려서는 안 된다는 강박적 기도 풍조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열심인 신자 중에서 신경증적 장애를 가진 분들이 많은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있지 못하고 딱 부러진 애어른 노릇을 하려니 심리적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자유로운 기도를 못 하고 늘 기도문을 따라서만 하려고 하는 것인가? 심리치료에서는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원인을 찾습니다. 어린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자기 감정을 자유로이 표현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은 부모님과 대화를 통하여 내적 성장을 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도 건강하게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도를 할 때에도 주눅들지 않고 자유로이 기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부모님이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아이들과 대화를 하려고 하지 않는 경우 아이들은 감정 표현에 심한 부담감을 가지게 되고 자기 감정을 감추려고 하거나 억압하게 됩니다. 입이 있어도 말을 못하고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심리적 기형아가 되는 것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6-01-24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9

시편 90장 1절
주님, 주님께서는 대대로 저희에게 안식처가 되셨나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